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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넘게 오지 않던 단골 손님, 콜라 할머니 | Collector
보름 넘게 오지 않던 단골 손님, 콜라 할머니
오마이뉴스

보름 넘게 오지 않던 단골 손님, 콜라 할머니

아내가 집 앞에 편의점을 연 뒤로 자주 가게에서 시간을 보낸다. 유명 프랜차이즈의 간판을 달고는 있지만, 세련된 도시의 편의점이라기보다 동네 별별 사람들이 별별 이야기를 다 털어놓거나 푸념을 늘어놓는고해성사 하는 곳 비슷하다. 통유리창 너머로 낡은 빌라들을 보고 있으면, 그곳에 뿌리 내린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아까 내가 여기서 변비약 샀쥬?" 어느 토요일 오후, 바랜 꽃무늬 카디건을 걸친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시며 물으신다. 포스기 화면을 살피다 고개를 들고는, "아뇨, 어머님. 변비약이면 아마 저 밑에 약국에서 사셨을 거예요. 저희 같은 편의점엔 그런 약 안 팔아요." 할머니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냉장고 쪽으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셨다. 그러더니 익숙한 손길로 콜라 한 병을 집어 들고 다시 카운터로 오셨다. "그럼 아까 내가 여기서 콜라 샀었나?" "아뇨, 오늘은 여기 처음 오신 거예요." "그럼 내가 어디서 샀지? 아까 분명히 샀는데. 그럼 다른 집인가? 내가 여기서 안 산 거 확실하쥬? 이상하네..." 할머니는콜라를 손에 쥐고 멍하니 밖을 내다보셨다. 이 할머니가 누구인지는 안다. 가게를 열고처음 우리 편의점에 오셔서 "여기 주인이 바뀌었슈?" 하고 물으셨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다음에도, 또 그다음에도 똑같이 물으셔서 아하, 치매기가 조금 있으시구나 싶었다. 하지만 계산도 정확히 하시고, 인근 시장에서 장도 야무지게 보셔서 들고 오시는 걸 보면 일상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듯했다. 이후 할머니는 거의 매일 들러 콜라나 심심풀이 과자를 하나씩 사 가신다. 당분이 많다고 며느리가 콜라를 못 마시게 하는데, 그래도 이게 젤 속이 시원해, 하신다. 당분이 몸에 나쁠 것 같아 제로콜라를 권해드린 적이있는데, "이게 정말 설탕이 없는 거유? 그래도 달달하네?" 하며 신기해하셨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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