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하 수석을 다시 만나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하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 이후 의견을 밝히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현재 확인된 것은 '출마 확정'이 아니라 '요청'과 '고심'이다. 이 대목을 길게 따질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선거 공학이 아니라 국가전략의 지속성이다. "AI 수석이 국회의원보다 덜 중요한가." 이 질문은 절반만 맞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이다. "AI 수석이 없어도 한국의 AI 정책은 작동하는가." 답이 그렇다면 하 수석의 거취는 정치적 판단의 영역에 머문다. 답이 아니라면 지금 한국 AI 전략은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가에는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가전략은 인재 한 명에게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 유능한 참모는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참모가 자리를 옮겨도 정책이 멈추지 않는 구조다. AI 수석보다 중요한 것은 AI 수석의 부재를 견디는 백업시스템, 곧 플랜B다. 차출의 성패는 '자리'가 아니라 '제도화'가 가른다 대통령 참모나 핵심 관료가 정치권으로 이동하는 일은 한국 정치에서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동 그 자체가 아니다. 어떤 이동은 국정 경험을 국회로 옮겨 법과 예산으로 완성하는 통로가 된다. 반대로 어떤 이동은 선거용 상징으로 소비되고, 원래 맡고 있던 정책에는 공백만 남긴다. 같은 '차출'이라도 결과가 정반대로 갈리는 이유다. 실패한 차출은 사람만 데려간다. 성공한 이동은 시스템을 남긴다. 대통령실이나 청와대의 핵심 인사가 선거판으로 옮겨갈 때마다 "국정 요직이 선거용 경력 관리의 무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반복됐다. 총선을 앞두고도 장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용 교체' 논란이 제기됐고, 선거 때문에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렇다고 정치권 진출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국가 전략은 행정부 혼자 완성할 수 없다. 법률은 국회가 만들고, 예산은 국회가 심사하며, 제도의 지속성도 결국 입법으로 굳어진다. 그러므로 핵심 인재가 국회로 무대를 옮기는 일이 의미가 있으려면 조건이 분명해야 한다. 선거의 얼굴이 아니라 정책의 두 번째 엔진이 되어야 한다.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를 가른 것은 늘 제도였다. 세종시 사례가 그렇다.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구상은 2004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사실상 멈춰 섰다. 그러나 정부는 후속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당과 협의해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으로 우회로를 마련했다. 2007년 행정도시 첫 삽은 2005년 3월 여야 합의로 제정된 특별법을 근거로 가능했다. 처음 구상은 좌초했지만, 법과 제도라는 플랜B가 있었기에 국토 균형 발전 전략은 다른 형태로 살아남았다. 이 대목이 하정우 논란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하 수석이 청와대에 남느냐, 다른 정치적 역할을 맡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AI 전략이 법과 예산, 부처 간 실행 체계로 굳어지고 있느냐다. 사람의 이동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전략까지 함께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한국 AI 정책은 이미 백업의 씨앗을 심었다 다행히 한국이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25년 9월 18일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인공지능책임관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국가 최고인공지능책임관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맡았고, 48개 부·처·청·위원회에 책임관 지정이 완료됐다. 협의회는 각 부처의 AI 전략 수립, 이행 점검, 데이터 개방과 연계, 범부처 사업 발굴을 맡는 구조로 설계됐다. 2026년 2월에는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도 공개됐다. 이 계획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의 국가 AI 실행 전략으로, 99개 실행 과제와 326개 정책 권고를 담고 있다.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가 3대 정책축으로 제시됐다. 또한 인공지능기본법은 2025년 1월 21일 공포돼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법이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한 활용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법에는 기본계획 수립, 산업진흥, 고영향 인공지능 관리, 생성형 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등이 담겼다. 여기까지는 진전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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