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예천에서 근무 중인 남편은 벚꽃이 아우성 치는 문경 숙소에서 첫 봄을 맞는 중이다. 남편이 머무는 숙소에 들를 때마다 가까운 공원이나 고택, 관광지를 둘러본다. 지난 11일엔 보물급 건축물과 문화재가 많다는 이야기에, 문경과 지척인 예천 '용문사'로 봄바람을 따라 나섰다. 은행나무로 유명한 양평 용문사 외에도 전국에 용문사란 사찰이 여럿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주말이라 늑장을 부리고 싶어도 세월이 누적된 몸은 자동 알람 노릇을 하며 이른 시간에 잠을 깨운다. 숙소에서 뭉그적대다 천천히 나와 용문사에 도착하니 아홉 시가 좀 넘었다. 방문 차량이 예상보다 많았던 용문사 주차장은 사찰 바로 앞에 있었다. 일주문 전에도 주차장이 있었으나 편리하게 사찰 가까운 곳에 주차했다. 예천군 용문면 내지리에 자리한 용문사는 통일신라 시대 경문왕 10년(870년)에 '두운선사'가 창건한 사찰로 소백산 품에 안겨 있다. 산중이지만 가는 길이 평평한 게 상냥한 이웃 같다. 소백산 품에 안긴 경북 예천 용문사 주차장에선 성보박물관으로 가는 게 자연스럽지만 순서대로 보기 위해 사천왕문을 대신하는 '회전문'으로 먼저 갔다. 지난해 여름 춘천 건봉령 승호대로 별 보러 갔을 때 들렀던 '청평사'에도 회전문이 있었다. 회전문(廻轉門)은 중생이 윤회전생(輪廻轉生)을 깨우치기 바라는 마음의 문이다. 목조상이 일반적이나 용문사 회전문에는 흙으로 빚은 사천왕상이 지키고 있었다. 짙은 눈썹과 수염 때문에 험상 궂어 보이는 표정 사이로 눈매와 입매의 익살스러움은 친근하게 다가왔다. 회전문을 지나면 '해운루'가 버티고 섰다. 정면 5칸의 널찍한 규모로 사찰의 강당에 해당한다. 해운루에 올라 창가 벤치에 앉으면 연둣빛 산세가 침침한 눈을 어루만지고 살랑 대는 바람엔 머리칼이 나부낀다. 여름에도 더위 쯤은 게 눈 감추듯 해치울 법하다. 폐부까지 말갛게 씻어낼 것처럼 때 묻지 않은 공기가 사방에 가득하다. 누각은 회전문을 부감할 수 있는 위치여서 건축과 자연의 조화에 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선이 경내로 향하면 회전문·해운루와 일직선상에 놓인 중심 전각 '보광명전'에 닿는다. 두 석탑 사이에 탄탄한 자태로 서 있다. 그날은 보광명전에서 예불을 드리는 날이었는지 용문사를 나올 때까지 스님의 설법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었음에도 흐트러짐 하나 없는 설법 소리가 보광명전의 위엄과 닮은 듯했다. 용문사에 가야 하는 이유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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