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시민 여러분, 뒤로 밀려나던 장애인이 이제 서울을 앞으로 밀고 가겠습니다."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몸으로 살아왔다던 그가, 이날만은 맨 앞에 서 있었다.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라는 슬로건과 함께 주먹을 치켜든 그는 조상지 탈시설장애인당(當) 서울시의원 예비후보(종로구 제2선거구, 탈시설장애인당(當)은 정식 정당이 아니라 무소속 표기)이다. 조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6·3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조 예비후보는 태어난 지 8개월째 고열로 뇌병변장애인이 됐다. 15살이 되던 해 강원도의 요양시설에 입소해 15년간 시설에 갇혀 살았다. 2008년 어머니의 도움으로 시설에서 나와 탈시설 장애 활동가로서의 서문을 썼다. 노들장애인야학에 입학해 공부했고, 철거에 내몰린 어머니의 여관을 지키고자 고공농성을 했고, 영화감독으로 <함께 먹자 밥!>(2025) 등을 찍기도 했다. 그는 '활동가'에서 '정치인'으로 삶의 부제를 바꾸려 한다. 조 예비후보는 "거리의 투쟁을 정치 공간으로 밀어 넣고 장애인에게 도래하지 않은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쉽게 나아간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멈춘 적도 없다던 그의 삶. 휠체어를 타다 덜컹거려도 다시 중심을 잡는 그의 출근길을 <오마이뉴스>가 따라가 봤다(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서면 인터뷰를 병행했습니다. - 기자 주). 조상지표 '선거텐트'를 소개합니다 "후보님 원래 이렇게 빠르세요?" "뭐든 준비하는 데는 오래 걸리셔도 막상 출발하면 저희들보다 훨씬 빠르세요." 아침 8시, 순식간에 조 예비후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뜀박질하고 나서야 겨우 뒷모습이 보였다. 그는 매일 전동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공부하러 학교에 갈 때도, 투쟁하러 갈 때도 지하철을 이용한다. 언덕이 있거나 홈이 팬 곳을 지날 때는 바퀴가 걸려 잠시 멈췄지만, 노란색 손잡이를 이리저리 굴리며 금세 방향을 찾았다. 그렇게 홀로 사라졌다. 조 예비후보와 같이 출근하는 활동 지원사 이수경(54)씨는 "걱정할 필요 없다"며 "역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조 예비후보는 밝은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출입문 앞에 있었다. 처음 만난 조 예비후보의 언어를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는 눈으로, 표정으로, 여러 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는 누구보다 그의 언어를 알았다. 7년간 함께한 시간은 서로를 이해하게 했고, 동시에 성장하게 했다. 중증 장애로 손을 폈다 쥐는 게 쉽지 않은 조 예비후보가 휠체어에 익숙해지는 데는 3년이 걸렸다. 휠체어를 조금만 타지 않으면, 손이 금세 사용법을 잊었다. 그래서 매일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탈시설 이후 마주한 세상은 낯설기도, 타인을 경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럴수록 그는 동료들과 함께 싸우며 자신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며, '사회적 주체'임을 분명히 외쳤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이씨는 이제 안다. 조 예비후보가 준비 시간은 걸려도, "뭐든 빠르고 거침없이 해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탑승객으로 빼곡한 4호선 칸에서 조 예비후보는 이어폰을 꽂고 ACC(보완대체의사소통) 목소리로 출마 선언문을 듣고 또 들었다.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짓다가도, 지나가는 탑승객과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들고 찬찬히 얼굴을 바라봤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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