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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사전 검열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 헌법 위에 '학칙' 있나
오마이뉴스

언론 사전 검열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 헌법 위에 '학칙' 있나

남녀공학 전환 시도 과정에서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던 동덕여자대학교가 이번에는 언론 탄압 논란에 휩싸였다. 동덕여대는 학내 유일의 학생 자치언론 <목화>의 교지 편집비 수납을 중단함으로써 <목화>의 재정적 기반을 끊었고, 이에 교지편집위원회는 텀블벅 펀딩으로 발간비를 자체 모금하여 교지를 제작·발간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조차도 발간과 배포를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돈을 끊은 것도 모자라, 학교 도움 없이 자체적인 시민 모금을 통해 발간하는 것도 막아선 것이다. <목화>는 1970년에 시작된 유서 깊은 학생 자치언론으로, 이사장의 행적, 학교 본부의 남녀공학 추진을 비롯하여 재단과 학교에 관한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다. (관련 기사: 동덕여대 교지 '목화' 수거, 반세기 자치언론의 위기 ) 동덕여대는 올해 학생들로부터 등록금 수납 시 함께 대리수납하던 교지편집비 지급을 중단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납부 의사를 보장하기 위해 재학생이 직접 교지편집비 납부 여부를 결정하고 자율적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목화> 측은 학교가 그간 <목화>에 보여온 태도에 비추어볼 때, 학교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한 탄압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학교는 이를 결정을 함에 있어 <목화> 측과 사전 소통도 한 바가 없었다고 한다. <목화> 측은 등록금 고지서상 교지편집비 항목이 사라진 것을 보고 비로소 위와 같은 결정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 대한 항의와 별개로 당장 교지 발간을 계획하고 있던 <목화>는 민주동문회에 조언을 구해 시민 펀딩으로 교지를 발간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펀딩은 열흘 만에 337명이 참여해 목표 금액(522만 원)을 달성했고, 이후로도 약 한 달 동안 시민 후원이 이어져 680여만 원을 모금했다. <목화>는 모금액으로 55번째 교지 '전환'을 제작했고, 지난달 25일 학내 배포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교지에는 공학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의 집단행동을 기록한 '락카칠 아카이빙', 당시 연대해준 사람들의 인터뷰 등이 담겨 있다. 그런데 동덕여대 본부는 위 교지는 학생간행물 발간·배포 승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위 교지를 학내에 배포할 수 없다고 지도교수에게 통보했다. 동덕여대의 학칙에 의하면, 학생(단체)이 간행물을 발간, 배포 시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목화>의 이번 교지는 위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화> 측은 학교측으로부터 교지편집비를 받지 못하게 되었고 학교와 상관없이 시민들의 모금으로 발간한 것이었기 때문에 별도로 발간 승인 등 절차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으며, 한편 그럼에도 내부 논의 후 발간 및 배포 승인원을 학교에 제출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발간 및 배포 "전"에 승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동덕여대의 학칙은 유효할까? 실제 동덕여대의 '학생간행물 발간 및 배포에 관한 시행세칙'은 학생이 간행물을 발간하는 경우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배포 전에도 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얼핏 보면 학교 측의 입장이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학칙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무효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우리 헌법 제21조는 기본권 중 하나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기능에 있어 핵심에 해당하는 기본권으로 그 제한은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제도적 토대라고 할 수 있어 헌법에서 보장된 여러 기본권 가운데에서도 특히 중요한 기본권이며, 그러기에 의사표현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는 법률은 최고도의 명확성이 요구될뿐더러 그 의사표현행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장래에 있어 국가나 사회에 단지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향을 띠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법률에 의하여 금지된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이 입증된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헌법재판소 1990. 4. 2. 선고 89헌가113). 의사표현을 형사처벌하는 법률에 대한 심사 기준을 말한 것이지만,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기본권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헌법은 '사전검열'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는 법률에 의하더라도 허용될 수 없는 절대적 금지 사항이다. 헌법재판소는 "언론 출판에 대하여 사전검열이 허용될 경우에는 국민의 예술활동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침해하여 정신생활에 미치는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이 집권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표현을 사전에 억제함으로써 이른바 관제의견이나 지배자에게 무해한 여론만이 허용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헌법이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보통은 기본권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지만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하여는 검열을 수단으로 한 제한만은 법률로써도 절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밝히고 있다(헌법재판소 1996. 10. 31. 선고 94헌가6 결정). 모든 학생 간행물에 대하여 총장의 사전 승인을 요구하고, 승인받지 않은 간행물의 발행과 배포를 금지하는 것은 사전검열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위 학칙이 더욱 문제적인 이유는 사전에 총장 승인을 받으라고만 규정할 뿐, 승인 기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칙하에서는 학교나 학교법인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경우, 총장이 이를 승인하지 않을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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