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의료보험 더 걷어 육아 지원 “왜 내가 부담을” 반발 확산 “왜 내가 남의 아이를 위해 돈을 내야 하지?” 4월부터 일본에선 ‘아동·육아 지원금’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의료보험료에 일정 금액을 추가로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아동수당 확대와 보육 서비스 등에 쓰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정책이 사실상 ‘독신세’가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 모두가 부담하고, 아이가 늘어나면 미래 사회보장 재원이 확대돼 결국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육아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자는 취지죠. 실제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연봉 600만엔(약 5800만원) 기준 한달 575엔(5500원), 800만엔(7700만원)이면 767엔(7400원) 수준입니다. 2028년에는 각각 1000엔(9600원), 1350엔(1만 3000원)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불만이 터져나오는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지원금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은 현재 아이를 키우는 가구입니다.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체감되는 혜택이 거의 없습니다. 현장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일본은 이미 ‘아이 없는 사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974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50세 기준 미혼율은 남성 28.3%, 여성 17.8%에 달합니다. 결혼과 출산이 더 이상 보편적인 경로가 아닌 사회가 된 셈입니다. 아이 수가 줄면 학교·의료·보육 인프라가 축소되고, 이는 다시 출산을 어렵게 만듭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저출산의 함정’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제도도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한 세수 마련으로 보이지만 해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민간 전문가 단체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는 지난 3월 정부에 전달한 정책 제언에서 ‘공동 양육’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출산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은 비용보다 노동환경과 생활 구조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주변에서 줄어들수록 육아는 ‘남의 일’이 됩니다. 정책의 취지와 달리 개인에게는 부담만 남고, 사회적 연결감은 약해지는 역설이 나타납니다. 이번 논란은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저출산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를 ‘사회 전체의 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순간, 그 비용은 더 큰 형태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와쿠와쿠’(わくわく)는 일본어 의성어로, 무언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아 들뜨고 기대되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도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현장을 연재합니다. 화려한 뉴스의 이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일본의 또 다른 표정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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