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관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029회계연도 2분기(한국 기준 2029년 1분기) 이전까지 해당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 시점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 전환’ 공약에 호응하되 최종 결정은 차기 백악관으로 공을 넘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브런슨 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전작권 전환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미국 정부 회계연도는 10월 1일 시작한다. 따라서 그가 언급한 시점은 2029년 1~3월, 한국 기준 1분기에 해당한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직접 언급한 전환 시점이 이 대통령 임기(2030년 6월) 내인 점을 두고 일단은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작권 전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는 동시에 한국 정부의 뜻에도 화답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시점은 우리 정부의 전환 목표 연도로 알려졌던 2028년보다는 늦은 탓에 향후 조율이 필요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한미 당국은 다음달로 예정된 차관보급 회의체인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이를 논의한 뒤 이를 기초로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차기 백악관으로 공을 넘기는 ‘정치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2029년 1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2029년 1월 20일)와 맞물려 있다. 미국은 2028년 11월 대선을 치르고 차기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 일정대로라면 현 트럼프 행정부가 전작권 이양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2029년 1분기에 전작권 전환 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평가되면 이후 양국 대통령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실제 전환은 그 이후에 가능하다. 한 군 소식통은 “비슷한 시점을 제시해 한국 정부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결정은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브런슨 사령관은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한 전작권 전환 원칙도 재차 강조했다. 전날 상원 군사위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조건이 충족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2014년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에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현재로선 한국이 국방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향후 회계연도 3년간 국방비 8.5% 증액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여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오는 10월쯤 SCM에서 전환 시점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정빛나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주한미군사의 의견을 언급한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시기는 한미 군사 당국의 건의를 기초로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결정해서 양국 대통령께 건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는 올해를 전작권 전환의 원년으로 삼아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올해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전작권 전환 3단계 중 2단계) 검증을 완료해서 전환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현재 미측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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