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미 의회 쿠팡 서한'의 진실, 서한의 발신인을 주목하라 | Collector
'미 의회 쿠팡 서한'의 진실, 서한의 발신인을 주목하라
오마이뉴스

'미 의회 쿠팡 서한'의 진실, 서한의 발신인을 주목하라

지난 20일, 미국 공화당 내 하원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서한 을 보냈다.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표적 삼아 차별하지 말라"는 요구였다. 서한이 태평양을 건너자, 이튿날부터 한국 보수 진영과 일부 언론은 이를 '친미·반미'의 이념 구도로 해석해 정부 공격과 국내 정치의 소재로 삼고 있다. 이 프레임은 익숙하지만,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에도 개발독재 시절에나 통할 법한 방식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지금은 조금만 검색해도 서한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이 쿠팡의 로비 활동과 어떻게 엮여 있는지 드러나는 시대다. 역설적이게도, 지금 세계적으로 반미 정서를 가장 거세게 확산시키고 있는 장본인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 아니던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 집행 담당관을 비자 발급 제한 대상 명단에 올렸고,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와 판사를 개인 제재 대상에 올렸으며, 유럽 기업에는 미국식 방침을 요구하는 대사관 서한을 보냈다. 한국 보수 일각의 논리대로라면, 이 나라들도 모두 반미·친중이라서 제재받는다는 말인가. 이번 서한은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읽을 사안이 아니다. 이름을 올린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쿠팡 로비의 수혜자이자 워싱턴 로비 네트워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상장된 한 기업이 워싱턴에서 대대적인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고, 이를 떠받치는 일부 한국 전문 카르텔이 소수의 이익을 '미국 사회 전체의 의견'으로 포장해 왜곡하고 있으며, 국내 보수 일각은 그 왜곡된 문장을 국내 정치에 받아쓰고 있다. 이번 서한은 이 세 고리가 맞물린 전형적 사례의 하나다. 서한의 행간, 원문에 없는 세 가지 서한 원문을 차분히 읽어보면 먼저 없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첫째, '좌파'라는 단어가 없다. '이재명'이라는 이름도 없다. 원문의 표현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조치들(politically motivated attacks)"이 전부다. 그런데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권은 이 문구를 좌파 정부의 반미 공세인 듯 원문에 없던 이념 꼬리표를 슬며시 연결 지었다. 둘째, '미국 의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명자 54명은 공화당 연구위원회(Republican Study Committee, RSC) 소속이다. 한국어로 '공화당 연구위원회'지만, 실제로는 하원 공화당 내부의 정책 성향을 공유하는 의원들이 모인 코커스(caucus)에 가깝다. 한국 정치에 빗대자면 당내 계파 모임 정도다. 상원 의원은 한 명도 없고 민주당 의원도 없다. 공화당 하원 전체로 봐도 4분의 1 남짓이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도, 미국 시민사회의 여론도 아니다. 워싱턴에서 한국 문제를 다루는 인적 네트워크는 생각보다 좁다. 국무부 한국과, 싱크탱크 한반도 연구원, 한국 기업 로비스트, 일부 의원실 보좌관이 사실상 한미 관계의 담론을 독점한다. 이 작은 집단의 목소리가 한국으로 건너올 때 마치 미국 전체의 여론인 양 포장된다. 이번 서한도 그 오래된 경로를 따랐다. 셋째, 서한은 쿠팡 사건을 "민감도 낮은 데이터 유출(low-sensitivity data leak)"이라고 규정했다. 한국 민관합동조사단 이 지난 2월 10일 확정한 숫자는 다르다. 개인정보 3367만 건 유출, 배송지 정보 1억 4800만 회 조회.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민감도가 낮다'는 표현은 미국 정부의 판단이 아니다. 쿠팡이 미국 법정에서 자기방어를 위해 써온 문장을 옮긴 것이다. 결국 이 서한은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는 쿠팡이 로비로 얻어낸 한국 정부 압박용 청구서에 가깝다. 쿠팡은 왜 로비에 이토록 목을 매는가 솔직히 필자에게는 쿠팡 사태가 이렇게까지 외교적 쟁점이 되는 상황 자체가 어이없고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한 기업의 법적 문제는 그 나라 사법주권 안에서 해결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데 왜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가. 그래서 찾아봤다. 서한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누가, 언제, 왜 움직였는지를 따라가면 구조가 드러난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