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2026년의 대학 캠퍼스에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신기한 기술이 아니다. 강의실부터 도서관 열람실까지, 학생들의 태블릿이나 노트북 화면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AI 채팅창이 하나씩 띄워져 있다. 모르는 개념을 묻는 것부터 복잡한 코드의 오류를 잡아내는 것까지, AI는 24시간 지치지 않는 '개인 맞춤형 과외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 역시 그 편리함에 길들여진 수많은 학생 중 한 명이었다. 사건은 최근 전공과목인 '회로이론' 과제를 풀던 중 발생했다. 여러 개의 저항과 전압원이 얽힌 복잡한 회로도에서 정답을 찾아내야 했는데, 교수님이 직접 출제하신 문제라 솔루션(정답지)이 어디에도 없었다. 시간에 쫓기던 나는 자연스럽게 AI에게 회로 문제 이미지를 업로드하며 부탁했다. '이 정도 계산이야 금방 하겠지.' 하지만 내 기대와 달리 돌아온 답은 처참했다. AI는 전압의 방향을 거꾸로 읽거나, '8 곱하기 6' 같은 단순한 산술조차 틀리며 엉뚱한 식을 세워나갔다. 내가 오류를 지적하면 "죄송합니다"라며 수정을 거듭했지만, 하나의 구멍을 막으면 다른 쪽에서 새로운 오답이 튀어나왔다. 그렇게 AI와 옥신각신하며 오답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데 꼬박 3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참다 못해 직접 펜을 들었다. 결과는 허탈했다. 10분 만에 정답을 구했다. '나는 3시간 동안 뭘 하고 있던 거지?' 그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시간을 아끼려다 오히려 가장 비효율적인 늪에 빠져 있었다. 처음부터 내 힘으로 직접 풀 생각을 했더라면, 시간을 덜 허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모자라다는 핑계로 AI에게 과의존하였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과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것이 과연 단순히 대학생의 과제 실패 경험담에 불과할까?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AI의 '환각' 현상은 생각보다 훨씬 깊은 사회적 함의를 품고 있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AI를 대할 때 범하는 가장 큰 오류는 AI를 '진실 혹은 정답을 찾는 검색 엔진'으로 오해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볼 때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논리적 추론을 하는 계산기가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다음에 올 확률이 가장 높은 단어를 조합하는 '확률적 앵무새'에 불과하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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