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불리는 미국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설파한 사유의 무능. 이스라엘 정부가 끈질긴 추적으로 예루살렘 법정에 세운 나치 독일의 유태인 집단학살 현장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은 악마가 아니었다. 아이히만은 사적 영역에서 단정히 복장을 차려고 입으며, 상급자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한 너무나도 평범한 관료였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평범함 속에서 가장 위험한 악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교수형에 처하기까지 일체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명령을 따르되, 그 명령이 인간과 세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묻지 않았다. 아렌트가 사유의 무능이라 부른 것은 지성을 잃은 상태가 아니라, 판단을 포기한 충성의 습관이었다. 아렌트의 통찰은 20세기 전체주의를 넘어 21세기 민주주의 제도의 내부로도 이어진다. 전체주의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떤 식으로든지 정치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아렌트의 권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렌트는 인간의 근본활동으로 노동(labor)과 작업(work), 행위(action) 세 가지를 꼽았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행위를 꼽았다. 인간이 정치적 활동으로서 행위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으면 전체주의에 빌미를 제공해 생존과 생활수단으로서 노동과 작업이 왜곡되거나 제약받는다는 게 아렌트의 판단이었다. 전체주의 덫과 대통령경호처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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