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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퇴근 하고..." 사위가 딸처럼 보인 순간 | Coll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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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퇴근 하고..." 사위가 딸처럼 보인 순간

지난 토요일(4월 18일) 아침, 휴대폰 벨이 울렸다. 화면에는 '작은 사위'라는 이름이 떴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전화를 받았다. 스피커폰이라 딸과 사위의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장모님, 저 꽃시장 가는 길인데 필요한 거 없으세요?" 아침부터 들뜬 목소리였다. "꽃시장엔 웬일이야?" 사위는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꺼냈다. 회사에 곧 퇴직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분이 요즘 식물 이야기를 자주 하신다고 했다. 사무실에 있는 화분을 틈 나는 대로 돌보며 식물의 특성을 알려주고, 손으로 직접 응애나 깍지 벌레까지 잡아주신다고 했다. 퇴직 후에는 '식물 집사'로 지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집에서 수경재배(식물을 물에서 키우는 방법)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주셨다는 것이다. 식물을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을 요즘은 '식물 집사'라고 부른다는데, 그 말이 사위에게는 꽤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가만히 듣다 보니까요, 저도 한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 말 속에는 가벼운 호기심 이상의 것이 담겨 있었다. 나는 잠시 사위의 말을 듣다가 생각했다. 자신보다 훨씬 연배가 위인 사람의 이야기를 그렇게 진지하게 듣고, 삶으로 가져오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흘려듣고 지나칠 수도 있는 말을 붙잡아 자기 일상으로 들여오는 태도. 그 마음이 먼저 따뜻하게 다가왔다. 나는 작은 관목 화분(작은 나무 형태의 목질 식물) 하나를 부탁했다. 크고 근사한 것 말고, 작은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소박한 것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식물은 키우는 과정에서 정이 드는 것이니까. 사위가 건넨 화분 저녁이 되어 딸과 사위가 집에 왔다. 사위는 오렌지 재스민 화분을 내게 건넸다. 꽃망울이 맺힌 단정한 화분이었다. 한눈에 봐도 아무거나 고른 것이 아니었다. "장모님 생각하며, 엄청 고민했어요." 그 말이 괜히 고맙게 들렸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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