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7.8% 대 2.7%.’ 학교 밖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이 재학 중인 학생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우울감과 은둔 경험 등 정서 지표가 소폭 개선됐다며 긍정적 변화를 강조했지만 통계는 여전히 사선 위를 걷는 아이들의 위태로운 현실을 드러냈다. 성평등가족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2811명 대상)와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재학생 5만 4170명)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최근 1년 자살 시도율은 7.8%로 집계됐다. 재학 중인 학생 평균 2.7%(남 2.2%·여 3.2%)의 약 2.9배 수준이다. 자살 생각 비율도 21.1%로 재학 중인 학생 평균 11.7%(남 8.6%·여 14.8%)를 크게 웃돌았다. 주목할 점은 우울감과의 관계다. 학교 밖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31.1%)은 재학 중인 학생(25.8%)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절망이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비율에서는 확연한 격차를 보였다. 학교 안에는 교사와 친구 등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관찰자’가 존재하지만, 학교를 떠나는 순간 아이들을 붙잡아줄 사회적 안전망이 사실상 해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배경 역시 ‘일탈’보다 심리·정신적 어려움에 무게가 실렸다. 학업 중단 사유 1위는 ‘심리·정신적 문제’(32.4%)로 2018년(17.8%)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정서적 한계 상황에서 학교를 떠난 아이들은 유해 환경에도 무방비로 노출됐다. 자해 시도 경험은 16.2%에 달했고 마약류 약물 복용 경험(1.2%)은 2023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흡연(20.4%)과 음주(20.3%), 스마트폰 과의존(33.5%)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회적 고립도 여전하다. 학교 밖 청소년의 35.1%가 은둔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23년(42.6%)보다 7.5%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3명 중 1명 수준이다.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재학 중 학생과의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문제는 학교 이탈 이후 삶을 설계할 경로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학교 밖 청소년의 31.4%는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모르겠다(42.4%), 적성을 모르겠다(41.2%), 진로를 생각하면 불안하다(40.9%)는 응답이 이어졌다. 학업 중단 이후 겪는 가장 큰 어려움도 ‘진로 찾기’(26.9%)였다. 원미경 성평등부 장관은 “학교 밖 청소년이 마음 건강을 회복하고 학업과 진로를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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