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고샅이 단아하고 조붓하다. 고샅에 줄지어 선 돌담도 다소곳하다. 정겹다. 돌담 너머로 고택이 즐비하다. 오랜 세월의 더께가 묻어난다. 집안과 밖의 구분도 크지 않다. 옛사람의 마음결 같다. 전통사회의 흔적이다. 월출산에서 시작된 구림천이 마을을 휘돌아 흐른다. 골목을 따라 하늘거리는 발걸음이 가붓하다. 살랑이는 봄바람도 살갑다. 마을이 한 권의 시집 같다. 풍경은 한 편의 시다. 지난 19일,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이다. 구림천변에 조종수 가옥이 자리하고 있다. 기암괴석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에서 400년 넘게 대를 이어온 창녕조씨(昌寧曺氏) 가문의 옛집이다. 화려하기보다 수수하다. 아름답다. 주변 풍광과도 잘 어우러진다. 조종수 가옥은 창녕조씨 태호공파 종갓집이다. 태호공파는 구림대동계의 중심에 섰다. 1500년대 중후반 시작된 대동계(大同契)는 향촌의 어려움을 서로 도우며 미풍양속을 지키는 동계(洞契)다. 신분을 떠나 양반과 평민이 더불어 사는 사회의 본보기다. 오늘날의 지방자치이자 분권의 옛날식 버전인 셈이다. 대동계 모임 장소가 조종수 가옥 앞 회사정(會社亭)이다. 회사정은 1646년 처음 세워졌다. 마을 대소사를 논의하고, 행사도 여기서 열었다. 손님맞이 장소로도 쓰였다. 3·1운동 때 독립만세를 외친 곳도 여기다. 한국전쟁 때 불타 주춧돌만 남은 것을 1985년 복원했다. 구림천변 소나무 숲에 들어앉아 있다. 구림대동계 문서는 모두 3종 81책으로 이뤄져 있다. 동계 설립 과정과 1600년대부터 1700년대 중반의 동헌 규약이 전해진다. 구림대동계 문서가 전남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있다. 마을과 마을사람들의 자긍심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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