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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운 막는 호랑이 힘으로 이란 전쟁 멈추길" | Collector
오마이뉴스

"나쁜 기운 막는 호랑이 힘으로 이란 전쟁 멈추길"

호랑이의 숨결이 벽을 타고 흐른다. 교실이라기보다 시간이 멈춘 채 생명만 남아 꿈틀거리는 작은 정글 같다. 다른 벽에는 강렬한 색채의 호랑이가 포효한다. 분노와 생명 그리고 시간의 흔적이 뒤섞여 있다. 이곳의 호랑이들은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져 있다. 두 사람이 함께 그렸기에 가능한 생명이다. 붓은 둘이었지만, 숨은 하나였다. 낡은 책상과 바랜 칠판이 있는 이곳은 더 이상 아이들의 배움터가 아니다. 폐교가 된 이 공간에서, 4월의 마지막 주말, 부부 화백을 만났다. 한얼문예박물관: 폐교를 예술 공간으로 되살리다 입구에 들어서면 수백 년은 된 듯한 낙락장송과 세월의 흔적이 남은 시멘트 계단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곳곳에 남아 있는 학교의 모습은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운동장 앞 국기봉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건물에는 '박물관'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우천면에 있는 한얼문예박물관은 폐교된 용둔초등학교를 활용해 조성된 문화예술 공간이다. 이곳은 부부 화가 이양형(84)과 이정자(74)가 상주하며 운영하고 있다. 2008년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면서 현재의 명칭을 갖추었고, 2013년에는 강원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되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두 화백, 한 호흡으로 완성한 세계 작은 교실, 폐교의 적막 속에서 붓이 움직인다. 붓끝이 닿는 순간 호랑이의 털이 살아나듯 꿈틀거린다. 눈빛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날카롭게 번뜩인다. 정지된 그림이 아니라 막 포효를 터뜨릴 것 같은 생명의 순간이다. 붓을 들고 있는 두 부부 화백은 주변의 기척조차 느끼지 못한다. 여든을 넘긴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깊이 몰입한 모습이다. 그 집중 속에서 호랑이들은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는 존재가 된다. 작품을 마주한 순간, 오히려 질문이 돌아온다. "호랑이가 튀어나올 것 같지 않나요?" 부부 화가 이양형, 이정자는 이렇게 웃으며 말을 건넨다. 그 말에는 살아 있는 듯한 호랑이를 그려낸 자부심이 담겨 있다. 이양형 화백은 힘 있는 선으로 호랑이의 기운을 끌어내고 이정자 화백은 섬세한 번짐과 색으로 그 생명에 숨을 불어넣는다.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두 사람은 같은 세계 속에서 붓을 든다. "의견이 다를 때도 많지만, 호랑이를 그리고 있으면 어느새 한마음이 돼요. 그 순간만큼은 한 몸이 된 것 같죠." 이양형과 이정자 화백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그들이 함께한 작품 속 호랑이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먹의 농담 속에서 떠오르는 호랑이는 흐릿한 경계에도 강렬한 눈빛으로 공간을 긴장시킨다. 다양한 색감으로 쌓아 올린 호랑이는 포효 직전의 에너지를 품고, 보이지 않는 울림으로 주변을 채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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