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왜 멈추지 않았습니까.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까." 고인의 유가족을 대신한 발언이 이어지자 집회 현장은 숙연해졌다. 4월 25일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에는 약 9천 명의 화물노동자와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CU 배송 파업을 지지하고, 며칠 전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를 규탄하기 위해 전국에서 집결했다. 사망 사고는 4월 20일 발생했다. CU 배송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화물연대 파업이 진행되던 가운데 대체 운송 차량이 현장에 투입됐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가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 이후 책임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노동계는 대체수송 강행과 공권력 대응이 충돌을 키웠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 등은 현장 질서 유지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노동자들은 이번 사건을 반복돼 온 구조가 낳은 결과로 보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유가족의 호소가 전해졌다. 유가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평생 민주화와 노동자 권익을 위해 싸워 온 서OO의 가족입니다. 우리 OO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고, 노동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평생 민주화 운동에 바쳐 온 우리 동생,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동생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여서 동생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납니다. 동생이 외롭지 않겠다는 생각에 더 자랑스럽습니다. 너무 감사 드리고, 여러분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열심히 투쟁합시다." 유가족 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묵념이 이어졌고,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이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죽음을 멈춰라"는 구호가 현장을 메웠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양경수 위원장은 "노동자 죽음이 반복되는 현실을 끝내야 한다"며 구조 개선과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집회 말미에는 김동국 위원장이 투쟁 계획을 밝혔다. 그는 "비지에프가 교섭을 성실히 하지 않고 화물연대를 기만한다면 대대적으로 확전해서 비지에프 자본 박살내고, 서OO 동지가 편안히 눈감고, 투쟁하는 CU노동자들이 현장에 제대로 복귀할 때까지 화물연대는 싸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쟁 지침 1호'가 발표됐다. 집회에 참가한 화물노동자들은 이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 지침에는 전체 화물연대 지역본부 집행위원회를 투쟁본부로 전환해 투쟁 태세에 돌입하고, 위원장 지침에 따라 비상 총회(파업)를 개최하며, 지침이 하달되는 즉시 전 조합원이 모든 현장을 멈추고 총집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집회에는 영남권뿐 아니라 수도권과 호남권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이 물류센터 앞 도로를 가득 메운 채 1부 행사로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2부 행사로 서OO 열사 추모 야간 문화제가 이어졌다. 현장 곳곳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손팻말이 보였고, 참가자들은 묵념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낮은 운송료와 장시간 노동, 불안정한 계약 구조가 위험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한 조합원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도 생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전은 항상 뒤로 밀린다"며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대체수송이 투입되면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있는 상황인데 이를 강행한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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