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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아니고 가방에 주렁주렁 인형을? 이게 '저'입니다만 | Collector
애도 아니고 가방에 주렁주렁 인형을? 이게 '저'입니다만
오마이뉴스

애도 아니고 가방에 주렁주렁 인형을? 이게 '저'입니다만

무채색의 옷차림과 표정 없는 얼굴들, 매일 아침 마주하는 출근길은 차가운 도시의 단면을 닮아 있습니다. 그 틈을 비집고 문득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 것이 있습니다. 바삐 걸음을 옮기는 직장인의 가방 옆으로 대롱거리는 캐릭터 인형입니다. 청년이 맨 백팩에도 플라스틱 피규어 여러 개가 달려 있습니다. 요즘은 가방에 장식 하나쯤 달고 다니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인형과 키링, 핀 배지, 와펜(자수, 프린트가 들어간 패브릭 장식) 등으로 가방을 꾸미는 이른바 '백꾸(Bag+꾸미다)'는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습니다. 가방 끝에서 흔들리는 작고 귀여운 장식들이 우리에게 건네는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낮은 비용으로 누리는 '유연한 정체성' 과거에는 자동차나 명품 가방처럼 값비싼 물건으로 자신의 지위나 취향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이러한 소비 방식은 점차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패션 아이템을 바꾸거나 고가의 물건을 선택하는 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보다 가볍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큰 지출 대신, 일상의 작은 물건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백꾸(가방 꾸미기)'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만 원 안팎의 소품으로 평범한 가방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언제든 쉽게 떼고 붙일 수 있어 기분에 따라 매번 다른 연출이 가능합니다. 어제는 단정한 차림을 택했더라도, 오늘은 인형 하나로 장난스러운 면모를 슬쩍 내비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소하지만 자유로운 변주를 통해, 사람들은 스스로를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에 가두지 않는 '유연한 정체성'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SNS를 타고 더욱 빠르게 번졌습니다. 찰나에 소비되는 SNS 콘텐츠에서 나만의 개성이 담긴 '백꾸'는 시선을 붙잡기 좋은 소재입니다. 특별한 설명 없이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단번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제 취향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밖으로 꺼내어 보여주는 '소통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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