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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우리 집 냉동실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 | Collector
봄이면 우리 집 냉동실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
오마이뉴스

봄이면 우리 집 냉동실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

요즘처럼 봄기운이 완연해질 즈음이면 우리 집 부엌에는 꼭 초록빛이 들어온다. 바로 쑥이다. 이맘때 간식을 책임지는 것도 단연 쑥개떡이다. 봄 쑥은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해 면역력 유지에 좋다고 한다. 이런 효능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한방재료나 음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도 봉사활동 가는 남편 가방에 따뜻한 커피와 쑥떡 두 장을 넣어 주었다. 내 몫도 두 장 남겼다. 찜기에서 막 꺼낸 떡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볶은 콩가루를 솔솔 뿌리고 손바닥으로 얇게 눌러주면 쫄깃하고 구수한 봄 간식이 완성된다. 한입 베어 물면 은은한 쑥 향이 입안 가득 퍼지고, 콩가루의 고소함이 맛을 담당하는 미뢰를 간질거린다. 쑥을 뜯어본 지는 오래다. 시골에서 초등학생으로 지내던 시절, 엄마를 따라 친구들과 밭둑에 쪼그려 앉아 쑥을 캐던 기억이 전부다. 그때 엄마가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문득문득 떠오른다. "이게 쑥이야. 너무 큰 건 질기니까 어린 잎으로 골라야 해." 엄마는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 작은 손으로 연한 잎을 찾던 풍경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래서인지 '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먼저 따뜻해진다. 이 말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얼어 있던 땅을 뚫고 무언가 쑥~욱 올라오는 느낌이다. 겨울을 밀어내고 봄이 올라오는 기운 같은 것 말이다. 엄마는 늘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중요하게 여기셨다. 봄이면 쑥과 각종 산나물, 여름이면 햇감자와 옥수수, 가을이면 햇밤과 고구마, 겨울이면 무와 배추. 사계절마다 가장 맛있는 것을 자식들에게 먹이려 하셨다. 계절을 건네는 엄마 올해도 어김없이 엄마는 봄의 초입에 연한 쑥을 뜯어 깨끗하게 손질해 보내주셨다.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다. 쑥을 다듬고, 쌀을 불리고, 함께 갈아 반죽한 뒤 동그랗게 빚어 봉지마다 나눠 주신다. 먹고 싶을 때마다 꺼내 바로 찌기만 하면 되도록 말이다. "엄마,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되는데요." "이제는 바쁘지 않아요."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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