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반려견 떠나보낸 신입 퇴사 사연 전해져 “자식 잃은 슬픔” vs “부모상도 휴가 5일” 반려인 1500만 시대… 펫로스 공감대↑ 처음 출근한 직원이 반려견의 악화한 건강 상태 때문에 5일간 출근하지 않더니 반려견을 떠나보낸 후 결국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는 ‘펫로스 증후군’ 관련 사연이 한 매장 업주를 통해 전해졌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28일 ‘강아지가 죽어서 퇴사하는 거 이해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운영 매장의 구체적인 업종은 밝히지 않은 글쓴이 A씨는 “첫 출근한 직원이 퇴근 직전 휴대전화로 홈캠을 보더니 놀라며 울먹이더라. ‘왜 그러냐’ 물어보며 저도 같이 보니 강아지가 옆으로 누워 발작해 입에 거품을 물고 있어서 10분 일찍 퇴근시켰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이 직원 B씨의 가족은 모두 먼저 세상을 떠났고 B씨는 반려견과 단둘이 살고 있었다. 이날 밤 B씨는 울면서 전화해 “강아지 마지막만 지켜주면 안 되냐”고 했고, 이에 A씨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 A씨가 다시 전화했을 때 B씨는 “병원에서 치료도 안 된다. 지금 하는 건 연명일 뿐”이라며 정신을 못 차리고 목 놓아 울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일주일 정도 시간을 주고 “출근하지 말고 강아지부터 챙기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닷새 후 “반려견은 세상을 떠났고, 감사했다”는 연락이 B씨로부터 왔다. 많이 울었는지 목은 잠겨 있는 상태였다. B씨는 이때만 해도 “너무 슬프지만 뭐라도 해야 마음이 회복될 것 같다”면서 씩씩하게 출근하겠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런데 다시 출근하기로 한 당일 B씨는 “소중한 강아지를 보내고 지금 심리 상태로는 근무가 어렵다. 너무 죄송하다”며 퇴사를 알렸다고 한다. A씨는 “(반려견을 떠나보내면) 실제로 일하기 힘들 정도냐? 저희는 고객 응대가 많은 매장이긴 하다”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다. A씨는 B씨에 대해 “첫날부터 똑부러지고 메모도 하며 붙임성 있고 좋았는데 (함께 일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는 글도 남겼다. 사연을 접한 이 카페 회원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B씨에 공감한다는 사람들은 “반려견 보내고 우울증 걸리는 사람 많다. 더군다나 가족도 없고 반려견이 세상의 전부였을 텐데 상실감이 엄청날 거다”, “매장 출근해도 고객 응대 쉬지 않을 거라 새로 뽑으시는 게 낫겠다”, “안 겪어보면 모른다. 자식 잃은 슬픔이다” 등 댓글을 남겼다. 반면 이해 가는 부분은 있지만 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어느 정도 배려해줬으면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 “부모상도 휴가가 보통 5일이지 않나”, “이해 불가다” 등 반응을 보였다. 펫로스 증후군은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죽은 후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이 떠난 것에 대한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23년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 137명 중 76명(55%)이 슬픔반응평가(ICG)에서 중등도 기준점(25점)을 초과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는 일반적인 사별의 수준을 넘어 지속해서 심리적인 부적응을 초래할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면 정서적으로 슬픈 감정을 적절히 표출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충분히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애도 기간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한 한 방법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과 항우울제·항불안제 복용 등 의학적 치료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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