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최근 제주를 찾았다. 제주도 출신 대학원 후배의 지인이 수년간 이어온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이른바 '봉그깅'(줍다를 뜻하는 제주 방언, 봉그다와 플로깅의 합성어)에 잠시 동참했다. 바닷가에 밀려온 쓰레기를 주우며 제주 청년들과 자원순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며칠 뒤, 또 다른 여행길에서는 구좌읍 세화마을에서 50년 넘게 물질해 온 해녀를 만났다. 서로 다른 자리였지만 두 현장의 목소리는 하나로 수렴됐다. 제주 바다가 아프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환경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세화마을에서 만난 이복녀 할망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똘 키우려고 물질을 배웠지. 나이 드니 '아야 아야' 소리가 절로 나지만 그만둘 수가 없었어." 공기통 없이 오직 숨 하나로 바다에 들어가는 해녀의 삶은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다. 제주 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고,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날 더 오래 남은 것은 자부심이 아니라 위기였다. 50년 가까이 바다를 몸으로 기억해 온 그는 해초류가 사라지고 바다 풍경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나는 그동안 해녀가 가장 빨리 늙어가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들은 답은 달랐다. 해녀보다 더 빠르게 늙어가는 것은 바다였다. 이 문제는 단순한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바다가 변하면 해녀의 생계가 흔들리고, 공동체가 무너진다. 해녀가 말하는 바다는 관광객이 소비하는 푸른 배경이 아니라, 밥을 만들고 아이를 키우고 마을을 지탱해 온 삶의 현장이고 인류 모두의 문화유산이다. 바다는 지금, 사람보다 빠르게 늙고 있다 그런 제주에서 대한민국 자원순환 정책의 핵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다. 음료를 일회용컵에 받을 때 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이를 돌려받는 방식이다. 2022년 12월 제주와 세종에서 시범 도입됐으며, 애초 전국 확대를 목표로 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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