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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죽게 해달라'는 할머니의 기도를 멈추게 한 손녀 | Collector
'자다가 죽게 해달라'는 할머니의 기도를 멈추게 한 손녀
오마이뉴스

'자다가 죽게 해달라'는 할머니의 기도를 멈추게 한 손녀

'자녀의 성본을 모의 성본으로 하는 협의를 하였습니까?' 흔치 않은 선택이지만, 이 가족에게는 이유가 있었다. 순간의 결정은 한 가족의 관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쉽게 마주하기 어려운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1931년생 임봉근과 1991년생 손녀 임다운은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어왔다. <오늘내일하는 사이>(2026년 4월 출간)는 할머니의 편지와 손녀의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코로나19로 고립이 일상이 되었던 시기, 홀로 지내던 임봉근 할머니는 '자다가 죽게 해달라'고 기도할 만큼 외로움에 잠겨 있었다. 그런 할머니에게 손녀 임다운은 하루에 한 편씩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록은 단순한 안부를 넘어,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임봉근 할머니는 흔히 손주 걱정부터 하는 전형적인 할머니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아포가토가 주는 달콤씁쓸한 맛을 좋아하고, 인공지능 스피커로 트로트도 틀 줄 아는 신세대적 면모가 있다. 이 다양한 모습에도 그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느 할머니들이 가진 손주를 향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손녀의 바람과는 달리, 할머니의 편지는 바로 전해지지 않았다. 대신 할머니의 집에는 사랑이 담긴 편지들이 켜켜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외로움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썼던 글들은 손녀를 위한 연서가 되었다. 하지만, 이 다정한 편지는 오로지 '사랑'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있을 때 잘해. 허무한 게 인생이란 걸 알아야 해. 빈손으로 가니까.' 편지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관계'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이며, 이는 순탄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곁에 있을 때 돌봐야 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평생을 함께할 듯 타오르다가도 사소한 이유로 멀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잠깐 스친 인연과 미지근하게 평생을 가는 경우도 있다. 임봉근 할머니가 모든 관계에 초연해 보이는 이유는 물김치를 준 이웃에겐 글을 가르쳐주고, 안부를 물어봐 준 경비 아저씨에겐 우유를 건네는 일로 설명된다. 스쳐 지나갈 법한 인연에 진심을 다한 것이야말로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남편이 가족들의 돈을 훔쳐 집을 떠난 뒤, 임봉근 할머니는 자녀들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흔히 '계집애라면 소학교도 안 보내던 시절'에 그는 좌절 대신 자신의 삶을 다시 설계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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