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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속 타는데, 돈 안 돌려주면 그만? 정책 좀 잘 고안했으면 좋겠어요" | Collector
오마이뉴스

"임차인 속 타는데, 돈 안 돌려주면 그만? 정책 좀 잘 고안했으면 좋겠어요"

"결국 집은 사야 하는 것 같다." 전세사기 피해를 경험한 여진씨가 대화 중에 추임새처럼 말했다. 학업 이주로 시작한 주거 임차 10년, 처음 장기 주거를 계획한 '청년안심주택'에서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청년 주거권 정책의 일환으로 공급하는 주택에서조차 임대인의 재산권 방종이 통제되지 않는 현실이 그만큼 그녀에게 강력한 주거 신호를 준 게 아닐까? 여진씨가 사는 사당 코브 공공지원민간임대 물건 외에도 보증금 반환 문제가 발생해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했거나 마련 중이라고 알려진 청년안심주택 물건은 잠실 센트럴파크(146세대), 옥산 그린타워(59세대), 에드가 쌍문(205세대), 도림 브라보(81세대)다. 여진씨는 전세사기 피해로 무엇보다 절실해진 큰돈을 위해 잘 쌓던 경력을 중단하고 직업과 일상을 재설정했다. 그런 상황에 '서울시 전세피해 세입자 연대' 활동도 포함한 데는 서울시가 책임 주체인 게 다른 피해자보다 조금 나은 '조건'이라는 판단도 있다. '무엇을 안심할 수 있는 청년주택인가'에 대한 피해자들의 물음이 계속되자 서울시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여진씨는 "문제를 헤쳐 나가는 건 결국 내 투쟁인 것 같다", "정치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없어졌다"라며 정치에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책을 좀 잘 고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무궁무진한 개인 생애 서사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주거 기본권 투쟁으로 흡입될 수밖에 없는 맥락을 여진씨의 목소리로 담아 보았다. - 사당 코브는 여진님에게 몇 번째 집인가요? "여섯 번째 집이에요. 대학교 때문에 스무 살에 서울에 올라와서 계속 이사 다녔거든요. 졸업하고 1년 정도 본가에서 지냈고요. 코로나 시기에 월세가 너무 올랐거든요. 학교 근처 원룸을 시작으로 거의 2년씩 살고, 많이 살면 3년 정도 살고 이사했죠. 학교든 직장이든 다 걸어 다닐 수 있는 위치로 집을 구했고요. 타 지역 출신이라 서울 지리를 잘 모르니까요. 10년을 살았어도 서울을 잘은 몰라요. 한 지역에서라도 쭉 머물러 살 수가 없었으니까요." - 듣고 보니 지역 이주자에게 '직주근접'의 필요가 훨씬 크겠네요. 코브는 청년안심주택에 당첨으로 들어간 집인데, 필요에 맞았나요? "전세사기 때문에 최근 가까운 곳으로 직장을 바꿨지만, 원래는 이전 집들에 비하면 직주근접이 가장 떨어지는 곳이었어요. '청년안심주택'의 조건 때문에 선택했던 거죠. 전셋집을 살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갑자기 월세 전환을 요구한 경험이 있거든요. 전환율을 계산해 보니 적정보다 조금 높아서 다른 집들을 알아봤고, 그러던 중에 당첨 소식을 들은 거예요. 그때 다니던 학교에서 더 먼 위치였고, 역시 월세지만 다른 조건들이 더 좋아서 결정했어요. 보증금 30%까지는 서울시에서 무이자 대출을 해주고, 뭣보다 10년까지 살 수 있는 조건이었거든요." - 살아 본 동네 경험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사를 자주 다니셨다고 했잖아요. "독립 시작부터 주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동네에 집을 구했다 보니까 대학생 때나 사회생활 초년생 때는 걷거나 자전거로 동네는 물론이고 옆동네들까지 반경을 넓혀서 여기저기 누비고 다녔어요. 사당동으로 이사올 땐 학업과 직장 생활이 워낙 바빠서 동네 마실 할 시간이 없었고, 집은 거의 잠자는 곳이었고요. 그래도 동네 장점은 확실했죠. 교통이요. 전세사기만 빼고 보면 집 공간 자체가 참 쾌적했고요. 생애 처음 신축 오피스텔 입주였거든요. 창문으로 해 드는 것도 너무 좋았고요. 이번처럼 높은 층에 산 적이 없거든요. 높아 봤자 3층, 반지하도 살았고요. 공간이 덜 쾌적했다고 꼭 나쁜 기억은 아니고 삼선동 반지하 집은 사실 이웃들 때문에 기억에 좋게 남아 있어요." - 근데 왜 그 집과 동네를 떠나셨나요? "대학원 진학 이슈로요. 그때 이사한 집에서 살면서 새시를 교체하는 일이 있고, 이후에 계약 만료 즈음 갑자기 월세 전환 요구를 받았어요. 새시 교체는 같은 건물의 다른 호가 공실 되면서 새시 교체할 때 맞춰서 한 거예요. 같이 하면 아무래도 싸니까, 집주인이 바꾸겠다고 해서요. 새시 앞 침대며 다른 가구며 다 옮기고 그랬죠. 저 없는 사이에 작업한 집에 돌아와 보니 돌가루가 한가득이라 치운다고 애 좀 먹었고요. 새시 교체가 나한테도 좋은 일인 줄 알았어요, 그때는. 그 집 살던 시기에 처음으로 '집을 살까?' 생각해봤던 거 같아요." - 어떤 맥락이었나요?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더 낮아지던 때거든요. 동시에 전세사기 사태가 문제였고요. 어차피 계속 혼자 살 텐데 계속 이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임차인 지위가 불안하기도 해서 매매가가 괜찮을 때 집을 사야 하나 했던 거죠. 보증금에 대출 좀 더 받으면 원룸 오피스텔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데 금방 매매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생각이 정리됐고요. 그 와중에 임대인이 갑자기 월세 전환을 요구한 거예요. 다른 전셋집 알아보면서 결정하려고 했는데 마침 대기 순번이었던 코브의 추가 당첨 연락을 받았고요."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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