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6개월도 채 안 된 아이를 차에 태워 돌아다니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담배 연기와 매연이었다. 100일을 맞이하기 얼마 전부터 바깥 공기를 쐬어주고자 했는데, 아파트 현관을 나서자마자 아기에게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아빠가 되기 전에는 잠시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으나, 이제는 그렇게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쾌적하고 안전한 산책을 하려니 제한이 많았다. 3~4개월 아기는 한두 시간 정도만 깨어있을 수 있는데, 각종 독성 물질을 피하려면 도심을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 대표적이었다. 이를 위해 겪은 우여곡절들은 지난 기사( 인생 최초의 외출에서 똥과 사투를 벌인 사연 )에 잘 드러나 있다. 그 해법으로 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 동안 이동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점이 있었다. 낮잠을 유지하기 위해서 멀리 가다 보니 다시 돌아오는 길 또한 길었고, 피로가 누적된 아이는 돌아오는 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매우 힘들어했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도, 노심초사 운전대를 잡은 아빠도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쉽지 않은 산책길... 그렇게 찾은 곳 그래도 자연 속에서의 시간을 아이가 눈에 띄게 좋아하니, 일주일에 한 번만 나가는 것으로 절충안을 마련했으나 그 또한 쉽지 않았다. 나들이에서 겪은 좋은 경험이 돌아오는 차 속에서 깡그리 삭제되고 오히려 안 좋은 정서만 남을 것 같았다. 진안 읍내에서 전주로 돌아오던 어느 날이었다. 50분 거리를 오면서 세 번을 멈췄다. 아이가 너무 울어서다. 혹자는 조금은 울리면서 키워도 된다고 하겠지만, 숨이 넘어갈 듯 오열 하는 아이를 카시트에 묶은 채 계속 차를 달릴 수는 없었다. 아내가 나지막이 심정을 토로했다. "이런 날이면 나온 것을 후회할 수밖에 없게 돼. 별헤에게 더 나쁜 경험을 주고 있는 것 같아." 멈췄던 차를 조심스레 다시 몰며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동할 때 낮잠을 보충해야 하는 필요조건만 채우면 되므로, 한적한 도로를 천천히 돌다가 집과 거리가 멀지 않은 곳으로 목적지를 정하면 될 것 같았다. 사실 애초에도 이 생각을 잠깐 떠올린 적이 있으나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것은, 조금이라도 더 깊은 숲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멀리 다녀오고 싶은 아빠의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 아내와의 대화 끝에 25분 안에 돌아올 수 있는 곳을 최종 목적지로 정하기로 했다. 아이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새로울 테니 처음 우리가 의도한 대로 좋은 공기가 있는 곳이라면 다소 소박한 곳이라도 만족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가 거주하는 곳은 전주의 한가운데. 시간 안에 집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되 담배 연기와 매연이 없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한옥마을과 건지산 어른이 아닌 아이의 마음으로 장소를 생각하니 의외로 해답이 쉬웠다. 우리 집은 차로 15분만 가면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하는 위치에 있었다. 경기전, 향교, 골목 구석구석 등 여러 장소와 계절별로 바뀌는 풍경을 조합하면, 수십 번을 가도 아이의 눈에는 새로운 곳일 터였다. 주말이면 주차할 곳이 없어서 길게 줄을 서는 유명한 관광지인데 우리는 심지어 평일의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는 조건까지 갖추었다. 특히 한옥마을은 전체가 금연 구역인데, 현재 문화적으로 자리잡았는지 흡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