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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이 죽음 전 남긴 메모...정부가 꼭 보길 바란다 | Collector
대학 신입생이 죽음 전 남긴 메모...정부가 꼭 보길 바란다
오마이뉴스

대학 신입생이 죽음 전 남긴 메모...정부가 꼭 보길 바란다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 2022년 8월 1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대학교에서 목숨을 끊은 A(20)가 남긴 메모다. 그는 보육원 출신 새내기 대학생이었다. 경찰이 확인한 기숙사 방에는 마시고 남긴 음독물과 소주 그리고 직접 쓴 위 메모가 있었다. 경제적 고민이 있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려졌다. 보육원을 퇴소하면서 받은 지원금 700만 원 중 500만 원을 등록금과 기숙사비로 사용했다. 다음 학기가 기다리고 있었으나 죽음과 함께 그가 희망했던 미래도 사라져 버렸다. 한국의 아동보호 시설 체계는 6·25전쟁의 산물이다. 십수만 명의 전쟁고아가 한꺼번에 발생했다. 국가는 국가다움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은 민간 독지가와 외국인 선교사들이 설립한 대규모 수용시설로 빨려 들어갔다. 돌봄의 질을 따질 여유는 없었다. 먹이고 재우는 일만으로도 벅찬 시절이었다. 이후 사회는 빠르게 발전해 나갔지만 전쟁이 낳은 시설 중심의 아동보호 체계는 단단하게 뿌리 내렸다. 전쟁 후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폭력은 그 시대를 거쳐온 사람들에게 아직 선명하게 기억된다. 가정에서부터 학교, 군대, 직장에 이르기까지 권위주의와 폭력 문화는 일상을 지배하던 공포였다. 집단생활이 기본인 보육시설에서는 관리자의 선함과 관계없이 사각지대에서 늘상 폭력이 벌어졌다. 당시 시설 출신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린아이들이 감당해야 했던 폭력의 수위가 군대에서나 있을 법한 아니 오히려 한 수위였다. 야만의 시절 야만의 공간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덕성원과 형제복지원이다. 덕성원은 1952년 부산 해운대구에 설립되어 2001년 폐원할 때까지 운영된 아동 보육 시설이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의 조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참혹한 인권 유린 실태가 드러났다. 일상적인 구타, 노동 착취, 원장 일가에서의 식모 생활, 성추행과 성폭행까지 끔찍했다. 형제 복지원(1975~1987)은 더 극단적이었다. 내무부 훈령에 근거해 부랑인을 강제 수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폐쇄되기까지 12년간 약 3만 8천 명이 거쳐 갔다. 구타, 강제 노역, 성폭행에 사망 후 암매장까지.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13명이었고 대부분의 피해자는 8~18세 아이들이었다. 이 두 시설의 이름이 과거의 부끄러움으로 기록된 이후에도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시설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1991년 한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다. 협약 제20조는 시설 수용을 최후의 수단으로 명시한다. 같은 해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고 보육이 복지로 수렴되며 법의 언어가 바뀌었다. 그러나 현장은 그렇지 못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 개혁으로 아동양육시설 운영비가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됐다. 장애인과 노인 시설은 2013년 다시 국고로 환원됐지만 아동은 계속 지방 사무로 남았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아동복지 예산을 줄일 유인이 생겼다. 전쟁 이후 수십 년간 구축된 민간 시설 법인의 인프라가 탈시설화의 물리적 저항 구조가 됐다. 시설을 가정형 보호로 전환하자면 종사자 감축과 법인 수입 감소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렸다. 이 문제가 변화의 발목을 잡았다. 지자체 아동복지심의위원회는 보호아동의 가정위탁이나 입양을 우선 검토해야 하나 2016~2019년 전국 시군구 30~40%는 아예 위원회조차 열지 않거나 연 1회 개최에 그쳤다. 해당 지자체에는 아이가 발생하면 전화를 돌려 남는 시설로 보내는 관행을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었다. 그 결과 2021년 신규 보호조치 아동 3657명 중 63.1%인 2308명이 시설로 갔다. 2024년에는 시설보호율이 56.9%로 3년 동안 6% 가정보호율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아이들을 시설로 보내고 있다. 이 아이들이 한 번 시설에 입소하면 원가정으로 복귀하는 비율은 겨우 2.5%에 불과하다. 평균 보호기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1~2년 내외인 반면 한국은 열 배 가까운 11.2년이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 가정보호율을 상회하는 시설보호율, 극소수의 원가정 복귀율, 유소년기가 포괄된 10년 이상의 시설보호기간이 왜 문제인가는 이미 과학이 증명했다. 2000년 루마니아에서 시작된 '부쿠레슈티 조기개입 프로젝트(BEIP)'는 시설 아동을 무작위로 선발해 위탁 가정으로 옮기는 실험이었다. 이를 통해 입증된 사실은 시설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뇌의 회백질과 백질 용량이 유의미하게 적었다. 뇌파 측정에서도 인지적 활성도가 낮게 나타났다. 생후 6개월 이전에 위탁 가정으로 옮겨진 아동은 발달 지연의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그러나 그 이후까지 시설에 머문 아동은 회복의 폭이 좁았다. 연구진이 이 현상에 붙인 이름이 '구조적 방임'이다. 때리거나 굶기지 않아도 아이와 개별적이고 지속적으로 교감하는 어른이 없는 환경 자체가 방임이라는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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