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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삶과 거리를 두고 싶을 때 가보면 좋을 곳 | Collector
익숙한 삶과 거리를 두고 싶을 때 가보면 좋을 곳
오마이뉴스

익숙한 삶과 거리를 두고 싶을 때 가보면 좋을 곳

참나무에 수없이 매달린 노란 리본 빛깔처럼 아침 창이 눈부시게 환했다. '오해하고 미워하던 사람을 용서하는 날이다'란 띠별 일일 운세에 적힌 글귀가 햇발 때문에라도 이뤄질 것 같은 아침이었다. 근무지가 경북 예천인 남편이 지내는 곳은 문경. 그곳에서 맞이한 4월 26일 아침은 당찬 기세지만 소리 없이 열렸다. 잡티 하나 없는 햇발 속으로 직접 들어가려고 예천 용문면 내지리에 자리한 '소백산 하늘자락공원 전망대'로 출발했다. 윤장대를 품은 용문사와 가까운 곳으로 지난번 다른 일정 때문에 들르지 못해 다시 간 것이다. 용문사와 함께 둘러보기 적당한 곳이다. 소백산 하늘자락 전망대 해발 730m에 위치한 소백산 하늘자락공원은 공원, 전망대, 호수 둘레길로 이어진다. 전망대는 정상 부근까지 차로 오른 후 설치된 무장애 데크길을 따라가면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지그재그로 오르는 데크길이 재밌다는 듯 아빠와 함께 온 초등학생 남매의 재잘거림만 고요 속에 퍼졌다. 꾸밈없는 재잘거림과 천천히 지나가는 바람 때문인지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 한결 가뿐했다. 어디서 본 듯한 전망대는 안성시 '금광호수 하늘전망대'를 떠올리게 한다. 달팽이집처럼 빙빙 도는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예천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형성한 '어림(임금이 임한)호'와 소백산, 월악산 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 정상을 차지한 호수도 독특하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세가 관현악의 풍부한 음색처럼 아름답다. 가까운 산은 밝고 경쾌한 바이올린, 중간 부분은 묵직한 더블베이스나 바순, 먼 산은 연주 전반에 극적인 효과를 가미하는 팀파니 소리를 연상케 하는 산빛이다. 짙고 옅은 산색이 거스러미를 다듬는 줄처럼 마음을 정돈해 준다. 배려하면서도 적당히 드러낼 줄 아는 산빛이 곧 균형이며 조화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소백산 하늘자락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산빛은 사람을 유순하게 만들었다. 산 뒤의 산이, 그 산 뒤에 또 산이 서로 다른 빛깔이지만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제대로 선택한 본보기인 양 제법 잘 어울렸다. 높은 곳에 오른다는 건 익숙한 삶과 거리를 두는 일이기도 하다. 아래에선 단독으로 보이는 길과 집, 사람과 삶이 위에서는 한눈에 들어온다. 시시콜콜 보이던 것이 거리가 멀어지면 시야에서 작아진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 답을 찾지 못한 고민, 감당하기 어려운 관계 같은 것들이 위에선 단순하게 보인다. 거리에 따라 같은 상황이나 사람이 달리 보이는 것은 아마 감정의 열기가 한풀 꺾여 부드러워진 탓일 게다. 어쩜 우린 가까이 보이는 삶만 바라보고 가는지도 모른다. 멀어져야만 보이는 게 분명 있을 텐데 가까운 곳만 보느라 놓치고 마는 것이다. 오히려 멀어졌을 때 보이는 그것이 나를 새로고침하게 될 방향 키일 수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며 초간정으로 향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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