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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체부 장관님, 문해력 위기의 시대 유일한 해법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휘영 문체부 장관님, 문해력 위기의 시대 유일한 해법이 있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김슬옹입니다. 1977년 철도고 1학년 때부터 49년간 우리말글 운동과 훈민정음 연구에 몸바쳐 온 한글운동가이자 한글학자로서, 국어기본법과 국어문화원을 주관하시는 장관님께 간곡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국어기본법, 지금 이대로는 안 됩니다. 제대로 살려 주십시오. 2005년 국어기본법이 제정되었을 때, 저를 포함한 우리말글 운동가들은 환호했습니다. 우리 말글 발전과 보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침내 갖추어졌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스무 해가 흘렀습니다. 장관님, 솔직히 여쭙겠습니다.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인건비, 윤석열 정부 때 삭감된 용역 예산도 그대로 먼저 분명히 해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전국 22개 국어문화원은 그동안 놀라운 일을 해 왔습니다. 지역 주민의 국어 상담, 공공기관 문서 감수, 쉬운 우리말 보급, 찾아가는 국어 교육, 다문화 가정 한국어 지원까지. 국민의 언어 생활 최일선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일을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해 왔다는 것입니다. 2006년 출발 당시 기관당 연 2000만~2500만 원이던 지원 예산은 2026년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년 동안 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최저임금은 세 배 넘게 뛰었습니다. 장관님. 도대체 그 어떤 국가 예산이 20년간 동결될 수 있습니까? 장관님, 국어문화원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건비 예산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전국 국어문화원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은 대부분 석사·박사급 국어 전문 인력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칩니다. 국가가 국어 정책을 위탁하면서, 정작 그 일을 하는 전문 인력에게는 최소한의 예우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동 인권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국어를 사랑하는 전문가들의 헌신과 희생에 기대어 국가 정책을 굴리고 있는 것입니다. 소수의 연구원들이 낮은 처우를 감내하며 버티고 있지만, 이런 구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겠습니까? 젊은 국어 전문 인력이 국어문화원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윤석열 정부 시절 국어문화원 기본 용역 예산이 40%나 삭감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턱걸이로 유지하던 사업 예산마저 대폭 깎였습니다. R&D 예산 삭감, 예술 강사 지원 예산 전액 삭감, 해외 한국어 보급 예산 삭감 등 윤석열 정부의 문화·교육 분야 긴축 기조 속에서 국어문화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장관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9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삭감된 국어문화원 용역 예산은 아직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장관님께서 취임사에서 말씀하신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못자리 역할'이 국어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까? 한류 문화, 한류 가요, 한류 드라마를 말하면서 그 모든 것의 바탕인 국어 정책은 뒷전에 두는 것이 옳습니까? 공공언어 개선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국어문화원 예산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근시안적 판단입니다. 공공언어를 개선하면 오히려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합니다. 국립국어원이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 사용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경우 연간 약 285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는 더욱 극적입니다. 미국 국방부는 출장비 청구 양식을 쉬운 언어로 다시 쓴 결과, 오류율이 50% 감소하고 처리 시간이 15% 단축되어 연간 약 78만 달러(약 10억 원)를 절감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1982년부터 양식을 정비하여 2만7000개를 없애고 4만1000개를 재설계함으로써 2800만 달러(약 380억 원) 이상을 절약했습니다.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는 법률 문서 하나를 쉽게 고쳐 쓴 것만으로 연간 40만 달러(약 5억 원)의 인건비를 절감했습니다.(Clear Language @ Work(clearlanguageatwork.com) 공공언어가 어려우면 국민은 민원 서식을 잘못 작성하고, 공무원은 이를 처리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정책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합니다. 그 모든 비용이 국가 재정으로 돌아옵니다. 국어문화원 예산 몇십억 원을 아끼려다 수백억 원의 행정 비효율을 방치하는 것은 현명한 재정 운용이 아닙니다. 장관님, 기재부를 설득해 주십시오. 공공언어 개선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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