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10년 염원 끝 통과된 장애인권리보장법, 왜 '속 빈 강정'인가 | Collector
10년 염원 끝 통과된 장애인권리보장법, 왜 '속 빈 강정'인가
오마이뉴스

10년 염원 끝 통과된 장애인권리보장법, 왜 '속 빈 강정'인가

10여 년의 진통 끝에 올해 4월 23일 목요일 장애인계의 염원이었던 '장애인권리보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장애인단체들과 법을 발의한 의원들은 법 통과를 일제히 환영하며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장애인의 권리에 한 역사를 세운 것만으로도 축하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일단 제3조 1항의 장애 정의를 사회의 문화적·물리적 및 제도적 장벽 등의 환경적 요인과 신체적·정신적 특성 등 개인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일상생활 또는 사회참여에 제약이 있는 상태라 정의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장애를 손상으로만 여겨 오롯이 개인의 책임을 강조했던 장애의 의료적 모델이란 족쇄를 끊어내고, 사회적 장벽 등을 고려한 거라 그렇다. 또한 누구든지 장애인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했고, 장애인이 이 사회에서 누려야 할 이동권, 교육권, 건강권, 직업선택권 등을 가질 권리가 있음을 명시해,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그러기에 사회적 모델로 장애의 패러다임 전환 실마리가 마련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장애인은 임신·출산·양육 및 가사 등에 대한 모든 결정에 있어서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의 제43조 조항은 재생산권과 아동 양육권을 장애여성에만 국한하는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자기결정권도 명시함으로써, 가족 구성권에 대해 양성평등을 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10여 년 동안 염원한 '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의 환희 속엔 말뿐인 '권리 보장'일 우려가 있는 독소조항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번 글에선 그 두 가지부터 먼저 보기로 한다. 임의조항 속에 미보장 구실 마련된 장애인 기본권 먼저 생활안정 지원을 받을 권리, 직업선택권, 건강권 등에서 ~할 수 있다, 노력해야 한다, 강구해야 한다는 문구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이는 의무가 아닌 임의조항이다. '강구'는 방법을 찾아본다는 뜻이다. 대책이 안 나와도, 정부 측에서 우리는 방법 찾았는데 예산 등의 이유로 대책 안 나왔다 하면 그만인 뉘앙스다. 행정 언어로는 '검토'이지만, 당사자의 눈에는 예산이란 칸막이 뒤에 숨는 책임 '방치' 선언이나 다를 바가 없다. 설령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차별과 장벽이 제거됐더라도 장애인을 포함한 인간에겐 사회적·경제적·문화적 권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장애의 인권적 모델의 핵심 전제 중 하나이다. 그걸 생각한다면 '강구', '노력' 등의 말은 장애인의 건강권, 노동권 등 기본권 보장을 회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빠져나갈 구실이 되며 장애의 인권적 모델 미이행 여지를 남긴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