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제부터 시작이려나!' 풀들의 자람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가족 여행으로 건너뛰었더니 느루뜰은 풀들의 낙원이 될 조짐이다. 봄상추가 탐스럽게 훅 자랐다. 감자 순도 키와 몸집이 커졌다. 당근 싹은 드디어 당근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잡초를 뽑으며 당근 두둑을 보니 조그만 잡초들이 빼곡하다. 당근보다 잡초가 더 무성하다. 마음이 급해진다. 얼른 저 잡초들을 뽑아 줘야 당근이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당근 씨를 뿌리고 싹이 올라오지 않아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모른다. 이제 제법 모양을 갖췄으니 뿌리가 굵어질 수 있도록 잘 관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채소들을 살피고 무성해지기 시작한 잡초들의 무서운 기세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서두르게 된다. 남편은 나더러 "풀에 대해 좀 관대해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나는 일을 미뤄두지 못하는 성미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다. 이런 성향을 경계하고자 밭을 인수하고 난 뒤 이름을 지을 때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꾸준히', '무리하지 않고'라는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 '느루'에 '뜰'을 조합하여 '느루뜰'로 정했다. 늘 염두에 두고자 노력하는데, 평생 몸에 밴 습관이 어디 갈까. 나는 서둘러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당근 두둑 제초 작업부터 시작했다. 오십 중턱을 넘은 만큼 허리, 무릎 관절에 무리 가지 않게 해야지 하면서도 밭 일을 하다 보면 몰입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일 삼매경에 빠져 버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채소별로 두둑을 작게 만들어 조금씩 씨앗을 놓았기에 한 개의 두둑 작업을 끝내는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먹을 만큼만 조금, 두둑을 작게 하여 여러 개로 만드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당근 두둑에 잡초를 말끔하게 제거한 뒤 흙을 돋우어 여린 싹들을 받쳐주었다. 허리를 펴고 깔끔해진 밭 두둑을 바라보면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 해진다. 직접 당근 씨앗을 받은 것과 종묘상에서 구입해서 파종한 것을 비교해보니 발아율은 근소한 차이로 구입한 것이 높았다. 이후 자람과 뿌리 상태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더 두고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봄비의 양이 적어서 싹들도 더디게 자라는 것 같다. 제때에 물을 주면 더 잘 자랄 것 같은데, 아쉽지만 주말 농부이니까 이 만큼도 감지덕지한다. 감자 순 자르기와 북주기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