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서울 관악구 대학동의 녹두거리를 좋아한 청년 재현씨는 학생 활동가들이 모이는 서점에서 알바를 하고 밤늦게까지 녹두호프에서 회의와 뒤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거주지도 녹두거리로 결정하게 됐다. 공적인 신뢰를 믿고 들어간 사회주택*이었다. 처음 살았던 사회주택이 좋았기도 했고, 관악구 노후 주택들의 예측 불가능한 위험보다는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재계약 과정에서 '보증보험이 실수로 해지되었는데 괜찮을 거다'라는 운영업체의 안내를 받았다. 운영업체는 연락이 두절됐고 단전·단수 위기가 찾아왔다. 입주자들이 직접 입주자 명단을 파악하며 대책위를 꾸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SH가 직영을 결의하면서 보증금은 지킬 수 있었지만 공적인 신뢰가 흔들렸던 그 시간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사회주택이란 부담가능한 임대료로 비교적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공공이 지원하고 사회적경제주체가 공급하고 운영하는 주택이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사회주택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거안정이라는 목적과 달리, 2024년부터 사회주택에서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림2동, 흔히 대학동이라고 부르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있고 올해 여름 졸업을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학교에서는 주로 노동권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왔어요. 노학연대, 그러니까 노동자-학생 연대 관련 활동을 여러해 이어오고 있고 학내 인권 등 여러 권리 의제와 관련한 활동들도 함께 해왔습니다. 직업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학생 활동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대학동, 녹두거리에서 거주하신 지 얼마나 됐나요? 이 동네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기숙사 생활을 3년 정도 하다가 자취를 시작했는데 대학동에 산 건 올해로 6년째예요. 처음 이곳에 집을 구할 때 사회주택을 선택했고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사회주택입니다. 이 동네를 선택하게 된 건 일단 비용이 가장 컸어요. 서울대 근처에서 살 곳을 찾을 때 서울대입구역이나 낙성대 쪽은 굉장히 비싸거든요. 가격 대비 질을 따지면 대학동 녹두 쪽이 훨씬 낫다는 판단이었어요. 그리고 동네 자체에 대한 애정이 원래부터 있었어요. 학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들이 녹두에 있었거든요. 제가 알바를 하고 있는 인문사회과학 서점 '그날이 오면'도 녹두에 있고요. 학생 활동가들이 주로 모이던 녹두호프도 오랫동안 거기 있었어요. 그런 공간들이 제가 녹두를 선택한 이유가 됐죠." - 다양한 주거지 중에서 특별히 사회주택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처음에 거주했던 사회주택이 굉장히 좋았어요. 비용도 저렴하고 시설도 괜찮아서 만족스러웠거든요. 그 경험이 있다 보니 이사를 해야 할 때도 사회주택을 먼저 찾게 됐죠. 그리고 관악구에 노후 주택이 많고 계절에 따라 드러나는 문제들도 다르다 보니 공적인 신뢰가 있는 사회주택을 선택하게 됐어요. 고시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형태라 시설도 상대적으로 나을 거라는 판단도 있었고요. 비용이 첫 번째 사회주택만큼 저렴하지는 않아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여유가 없는 조건에서 빠르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신력 있다고 생각한 곳으로 들어간 거예요." - 애정을 느끼는 공간들과는 반대로 동네에서 불안하거나 위험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없었나요? "녹두 쪽이 오토바이 등 교통량은 많은데 산길이다 보니 가파르고 좁고 인도와 차도 분리가 잘 안 돼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교통 안전에 대한 불안이 있었죠. 그리고 수해 문제가 심각해요. 2022년에 도림천 수해 때 녹두에서 돌아가신 분도 계셨어요. 백화점 노동자셨는데 발달 장애인 가족과 함께 세 분이 돌아가셨죠. 그분들이 살던 반지하가 아주 멀지 않은 곳이었어요. 그때 친구들 중에도 녹두 반지하에 살던 친구들이 있어서 걱정이 됐었고요. 구조적으로도 도림천이 자연 하천으로 잘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예요.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잘 연결되지 않아서 사실상 인공하천처럼 유지되는 느낌이고, 그러다 보니 수해 위험이 더 심각해지는 측면이 있어요. 비용이 저렴한 동네지만 거주 환경의 안전이 그렇게 원만하지 않은 부분들이 분명히 있어요. 제가 사는 곳은 낮은 곳에 위치하지만 침수 위험은 없었어요. 그것도 이 사회주택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죠. 산 위쪽에 있는 노후 주택들은 겨울에 제설도 어렵고, 교통도 잘 안 되고, 여름엔 침수 위험도 있으니까요."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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