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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대거 유입된 신도시에 우뚝 솟은 인물 | Collector
젊은 층 대거 유입된 신도시에 우뚝 솟은 인물
오마이뉴스

젊은 층 대거 유입된 신도시에 우뚝 솟은 인물

거대 건축물은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대 인물상은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권위주의 국가에서, 독재 국가에서 거대 인물상을 선호한다. 이들 국가에선 주로 현역 통치자의 인물상을 세운다. 거대 통치자상을 논하자면 과거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나 소련의 레닌과 스탈린,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민주주의 국가나 시장이 발달한 선진 국가에선 거대 통치자 상이 인기가 없다. 시스템과 시장에 의해 굴러가기 때문에 거대 동상과 같은 권위주의 장치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오래전 선진국에 진입했다. 그렇게 믿었다. 참석자 규모도, 동상 크기도 놀라워 경북도청신도시는 21세기 대한민국에 발맞춰 만들어졌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췄다. 경상북도에서도 가장 발전이 더딘 북부 쪽에 도청 부지를 정했다.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됐다. 길과 건물이 새로운 만큼이나 연령층 또한 젊었다. 전국에서 노령화가 가장 심한 경북에서 경북도청신도시의 등장은 새로운 돌파구처럼 보였다. 어느 날 넓은 광장에 우뚝 솟은 인물을 봤다.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었다. 직업은 대통령. 좌대를 장식하는 문구는 '오천년 가난을 물리친 대통령'이었다. 말이야 맞는 말이라 할 수 있지만 참 낯설었다. 'K-팝'으로 대표되는 문화국가, 'AI시대 선도국가', 세계에 손꼽히는 민주국가, 경제강국과 어울리는 이미지이던가. 2024년 12월 5일 경북도청 앞 광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도지사를 비롯해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규모도 놀라웠지만 동상 크기가 더 놀라웠다. 좌대 높이 1.2m, 인물 높이 7m로 총 높이가 8.2m였다. 당연히 국내 최대였다. 구미 박정희 생가 앞에 세워진 5m짜리 동상은 애교였다. 서울 문래동에 있는 박정희 흉상은 좌대를 포함해서 2.4-2.6m 정도에 불과해 참 소박하게 느껴진다. 역대 통치자 동상 중 이 정도 규모는 없었다. 2010년 남악신도시에 세워진 김대중 동상이 좌대 2m, 몸체 4.3m로 꽤 컸다. 박정희 동상은 김대중 동상보다 2m 정도 더 높였다. 동상 크기에서 김대중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눈을 맞추기 위해 기꺼이 무릎을 굽힌다. 아이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하고 싶은 어른들 또한 몸을 숙인다. 권위 대신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상대 눈높이에 몸을 맞춘다. 동상이 커질수록 관찰자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봐야 한다. 숭배를 강요하는 수직적 질서가 만들어진다. 평등한 시민 사회의 눈높이에 어울리지 않는다.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 하지만, 1등은 탐이 난다. 그래, '대한민국 통치자 동상 1등' 타이틀은 일단 이해하기로 하자.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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