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혹시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자마자, 댓글창 먼저 열어보지는 않나요? 저는 종종 그렇습니다. 특히 갑자기 화제가 된 영상이라고 하면 도대체 왜 뜬 건지, 사람들은 뭐라고 하는지 궁금한 마음이 앞서 댓글창부터 훑어봅니다. 그런 저를 놀리기라도 하듯, "댓글 먼저 보러 왔습니다"가 이미 베스트 댓글로 올라와 있습니다. 성질 급하기로는 어디서 져 본 적이 없는데 왠지 한발 늦은 기분마저 듭니다. 실제로 어떤 영상은 끝까지 보지 않아도 몇 줄의 댓글만으로 내용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시된 내용보다 그 아래 달린 사람들의 반응을 읽는 게 더 재미있을 때도 있습니다. 어느덧 영상은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고, 댓글이라는 놀이터에 입장하기 위한 티켓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댓글,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다 사람들은 영상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댓글에서 나눕니다. 더 기발한 발상이나 유머러스한 말을 달아 새로운 재미를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밈(meme)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미처 다뤄지지 않은 정보를 보완하는 지식 공유형 댓글이나, 긴 내용을 단 몇 줄로 요약해 주는 타임라인 댓글도 인기를 얻습니다. 잘 쓴 댓글 하나가 조회수를 단번에 끌어올립니다. 묻혀 있던 영상이 재치 있는 댓글로 입소문을 타면서, '역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과거, 댓글은 어디까지나 게시물에 딸린 부속품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원본 영상보다 더 큰 재미와 화제성을 낳습니다. 더 나아가 콘텐츠의 흥행을 좌우하기까지 합니다. 댓글 자체가 생명력을 지닌 또 하나의 메인 콘텐츠가 된 것입니다. 이제 콘텐츠는 제작자 혼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댓글로 빈틈을 메우며 함께 완성해 가는 쌍방향 놀이에 가까워졌습니다. 디지털 마당극이 된 댓글창, 추임새가 주인공을 압도하다 짧은 영상이 전해 주는 정보는 한계가 있지만, 그 아래 달린 수백 개의 댓글은 영상이 미처 담지 못한 유머와 서사, 그리고 날카로운 풍자를 다양하게 채워 넣습니다. 어쩐지 전통 마당극이 떠오릅니다. 관객들은 극의 흐름에 따라 "얼씨구!"라든가 "잘한다!"와 같은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때로는 극 중 인물에게 말을 걸며 이야기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추임새는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지만, 같은 장면을 보며 웃고 놀라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관객들끼리 함께 나누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댓글창에도 이와 비슷한 구도가 펼쳐집니다. "0:45 지나가는 사람 표정 너무 웃김"이라는 댓글은 시청자의 시선을 특정 장면으로 이끕니다. "이거 나랑 완전 똑같다"라는 댓글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듭니다. 댓글이 텍스트 형태의 '추임새'가 되어 콘텐츠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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