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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으로 작업도..." 일흔의 조각가가 나무에 새긴 반세기 | Coll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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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으로 작업도..." 일흔의 조각가가 나무에 새긴 반세기

손에 쥔 끌과 망치는 일정한 리듬으로 나무를 두드린다. 나무결을 따라 흐르는 그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다. 주변의 인기척조차 닿지 않을 만큼 깊은 몰입 속에 잠겨 있다. 마치 나무 속에 이미 존재하는 형상을 끄집어내듯, 그의 손길은 조심스럽지만 거침이 없다. 녹음이 짙어지는 5월 첫째 주말, 목조각 부문 국가유산기능인 조승우(71)씨를 만났다. 말없이 작업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은,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장인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손의 온기가 머무는 작업실 강릉 솟대마을로 알려진 강문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여섯 마리의 오리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조형물들은 이곳이 단순한 작업장이 아니라, 손의 온기가 깃든 공간임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자그마한 건물 앞에는 나뭇잎에 무당벌레가 세겨진 간판이 걸려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겹고,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그 표현은 그의 성품을 닮은 듯하다. '조각 작업장'이라는 말보다 '공예'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법한 이 공간은, 이미 바깥에서부터 그 분위기를 드러낸다. 겸손으로 새긴 장인의 시간 처음 그를 마주했을 때, 그는 손을 내저으며 "저는 그럴 만한 사람이 안 됩니다"라고 말하며 취재를 극구 사양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한 발 물러서는 태도에는 오랜 시간 다져온 장인의 겸손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화려한 말 대신 묵묵한 손끝으로 삶을 증명해온 사람의 인사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업실은 나무의 결마다 시간이 스며든 듯한 깊이를 품고 있었다. 벽에는 조각 도구들이 단정하게 걸려 있었고, 작업대 위에는 손길을 기다리는 나무와 완성된 작품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오래된 연장과 손수 만든 도구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요히 내려앉아 있었다. 바닥에는 나무를 다듬은 흔적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고, 공기에는 고운 톱밥이 잔잔히 떠돌았다. 은은한 나무 향이 공간을 감싸며, 이곳이 오랜 시간 손작업이 이어져 온 자리임을 전하고 있었다. 생존에서 시작된 장인의 길 시간의 흐름마저 잊힌 듯한 작업실. 그곳에 켜켜이 쌓인 세월과 기술, 장인의 숨결은 나무 위에서 다시 하나의 작품으로 태어난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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