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월 28일 국무회의에서 학교 현장의 소풍·수학여행 기피 풍조를 비판했다. 안전요원이 부족하면 더 채용하면 될 일이지 활동 자체를 없애지 말라는 것이다.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서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는 말까지 더해졌다. 행정의 자원을 확충해 활동을 살리자는 말이다. 같은 날 교원단체들이 응답했다. 문제는 안전요원의 머릿수가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누가 법정에 서느냐의 구조라는 것이다. 2022년 강원도 속초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인솔교사가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유지된 현실에서, 사고의 모든 화살이 교사 개인에게 향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체험학습은 교육이 아니라 위험이라는 것이다. 정당한 분노이고, 마땅한 요구다. 이 자리에서 교원 민원·소송 국가책임제와 면책권 입법이 다시 정책 의제로 올라왔다. 같은 날 학부모 쪽에서도 다른 결의 말이 나왔다. 도승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이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현장체험학습이 줄어든 건 단순히 안전 문제라기보다, 학교와 학부모 사이 신뢰가 과거보다 많이 약해진 영향이 크다." (관련 기사: 대통령 "소풍 안 간다? 학생기회 뺏는 것"...교원단체들 '우려' https://omn.kr/2hyvp ) 세 결의 말은 어긋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풍경을 세 자리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행정은 자원을, 교사는 책임 구조를, 학부모는 신뢰를 가리킨다. 결국 학교를 떠받치는 것은 학교 안의 민주주의이고, 그 민주주의 위에서만 신뢰가 자란다. 영유아교육 정책을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동시에 한 대안학교의 학부모로서 그 사실을 지난 1년 동안 가까이서 보았다. 먼저 두 가지를 인정한다. 내가 학교를 고를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 일반학교 학부모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학교 학부모가 민원을 쓰는 일은 종종 다른 통로가 없는 자리에서의 절박함이다. 일반학교 교사가 갈등을 학교 안에서 다루지 못하는 것도 교사의 자질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다룰 시간과 권한이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은 사회의 구조 때문이다. 이 글은 어느 한쪽을 탓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1년이 여행으로 짜이는 학교 일반고 1학년에서 학기 중간에 자퇴해 17세에 한 대안학교에 들어간 아이의 시간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학교 이름을 '민들레'라고 부르겠다. 민들레의 1년은 여행으로 짜였다. 학기 중 합류하게 된 아이는 5월 돋움여행, 가을의 질문여행, 그리고 11월 '세상 만나기' 활동에 참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키노쿠니 학교 친구들과 함께 광주 5·18 답사도 다녀왔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따라 걷고, 5·18 민주묘지에서 묵념하고, 오월어머니집에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 만나기'에서는 학생이 만나고 싶은 어른을 직접 섭외해 찾아갔다. 내 아이는 동화작가 선생님을 흑석동에서 만났다. 한국 일반학교 중 한 학년 동안 이만큼 학생을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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