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실제로 탐조를 하다 보면 사람마다 이상하리만큼 인연이 닿지 않는 새가 하나쯤은 있다. 같은 장소를 가고, 같은 소식을 듣고, 같은 시간에 기다려도 끝내 만나지 못하는 새 말이다. 그래서 더 갈구하게 된다. 탐조인들은 그런 새들을 마음속 '위시리스트'에 넣어 둔다. 과학과 기록을 바탕으로 새를 보는 탐조인들조차 결국 운과 인연을 이야기하게 되는 역설이 생긴다.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가 새 한 마리 보지 못하고 돌아오면서도 사람들은 또 다시 먼 길을 떠난다. 탐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참 이상하게도,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오래 사랑한다. 30여 년 동안 탐조를 하며 만나지 못한 새들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번번이 스쳐 지나간 새가 있었다. 바로 물꿩이었다. 소식을 듣고 서산으로 달려가고, 새만금을 찾고, 우포늪까지 찾아갔지만 결과는 늘 허탕이었다. 있었다고 했지만 찾지 못했고, 도착하면 이미 떠난 뒤였다. "아까까지 있었는데요"라는 문장은 탐조인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허망한 문장 가운데 하나다. 물꿩은 국내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새가 아니다.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미조로 기록되어 왔다. 과거에는 우포늪이나 서산, 새만금 등 일부 지역에서 간헐적으로 관찰되는 정도였고, 소식 하나만으로도 전국의 탐조인들이 움직이곤 했다. 긴 꼬리를 늘어뜨린 독특한 번식깃과 연잎 위를 가볍게 걸어 다니는 모습은 한번 보면 쉽게 잊기 어렵다. 최근에는 기후와 서식 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보이는 관찰 기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여러 저수지와 습지에서 물꿩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만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는 우연히 산책하다 만나고, 누군가는 몇 해를 쫓아다녀도 끝내 보지 못한다. 탐조란 결국 경험과 정보, 그리고 설명되지 않는 우연이 함께 쌓여 만들어진다. 탐조인들은 흔히 이를 '조복'이라 부른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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