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필자는 이전 글 " 일본은 올라가고 한국은 후위로? 미국의 위험한 속내 "(https://omn.kr/2hy8h)에서 미국이 한국을 인도-태평양 후방 군수기지로 활용하려는 흐름을 짚었다. 혹자는 이를 전략 구상 단계의 추상적 얘기 정도로 보지만 그렇지 않다. 이 흐름은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2026 국방수권법 제343조 가 미 공군의 인도-태평양 다국적 훈련에 동맹국과의 정비 협력을 명문화했다. 미 의회는 5~6월에 각 군으로부터 동맹국 군수정비 외주화 관련 보고서를 받아 내년 국방수권법에 추가 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흐름은 한국에 양날의 검이다. 한미동맹 및 방산협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회의 측면이 있는데 보수 언론은 주로 이 면만을 부각해 왔다. 그러나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 전시작전권을 돌려받더라도 한국은 사실상 미일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안으로 더 깊이 끌려 들어가게 된다. 한국이 이 흐름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외주화를 누가 왜 밀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한다. 그 메커니즘과 한국의 협상 카드를 함께 따질 때 비로소 협상 조건이 만들어진다. 답은 두 요인이 맞물려 있다. 미국 자국 정비 능력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그 한계를 지역구 이익으로 전환해 내는 미 의회 의원들의 정치적 동기다. 미 회계감사원은 미 공군 전투기의 임무 가능률이 수년째 군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 했다. 미 해군 함정 정비도 부품 부족과 인력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 가 잇따랐다. 일시적 위기가 아니다. 정비 시설의 노후화, 숙련 인력의 고령화, 부품 공급망의 중국 의존이 누적된 구조적 한계다. 이 한계를 미국이 자국 능력 강화로 해결하는 것은 상당 기간 어렵다. 미 육군이 2024년에 시작한 유기적 산업기반 현대화 계획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5년에 걸친 단계적 일정을 잡고 있다. 자국 군수정비창의 시설 확장과 인력 충원에는 5년에서 10년이 걸린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미군 작전 능력은 동맹국 산업기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외주화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 한국이다. 한국은 1978년부터 미군 핵심 자산을 대규모로 정비해 온 시설들을 갖췄고, 그 시설들이 미군의 전투기·수송기·회전익기·해군 보조함 등 핵심 자산군 거의 전부와 맞물린다. 미군 항공기와 함정 정비를 동시에 의탁할 수 있는 곳은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 같은 협력국으로 일본도 지목되지만 결이 다르다. 미 공군은 가데나 기지에 자체 현지 정비 시설을 두고 미 군용기 등을 정비해 왔으나, 이는 미 공군이 직접 운영하는 거점이지 일본 산업의 외주화 거점이 아니다. 일본의 방산 산업은 자위대 중심으로 발달해 미군 자산 외주화의 산업 거점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호주도 후보로 오르지만 일상적인 미군 자산 정비를 동시에 떠맡을 시설과 자본력은 한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외주화는 누가 주도하는가 지역구에 미군 군수정비창이 있는 의원들이 외주화 입법을 주도하고 있다. 일견 모순으로 보인다. 군수정비 외주화는 자국 정비창의 일감을 동맹국으로 빼내는 일 아닌가. 답은 외주화가 자국 정비창의 위협이 아니라 보완재라는 데 있다. 미국 연방법 제10편 2466조 는 정비 작업의 절반 이상을 자국 정부 시설에서 수행하도록 의무화한다. 외주화는 나머지 절반에 한정한다. 더 결정적인 사실은 외주화된 정비 작업의 부품 대부분이 미국 본토에서 만들어져 동맹국으로 보내진다는 사실이다. F-35 한 기종만 보더라도 부품 공급업체의 9할 이상이 미국 본토에 있다. 한국에서 정비가 늘어나면 그 부품을 생산하는 미국 본토 시설의 매출이 함께 늘어난다. 그리고 그 시설들은 미 군수정비창 지역구와 인근 산업기반에 흩어져 있다. 즉, 외주화는 자국 정비창의 일감을 줄이지 않고 부품 매출이라는 새로운 수입원을 더한다. 록히드 마틴, 보잉 등 군수업체들도 주 계약자로서 한국 정비 컨소시엄에 부품을 공급하며 마진을 키운다. 이 흐름을 의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유타주 1구의 블레이크 무어 의원이다. 그의 지역구에는 미 공군 3대 군수정비 거점 중 하나인 힐 공군기지의 오그덴 군수정비단과 미 육군 투엘 군수정비창이 있다. 유타주 최대 단일 고용주가 그의 지역구에 있는 셈이다. 그는 2021년 출범한 미 하원 군수기지 의원모임 의 공동의장이자 공군 의원모임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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