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인공지능(AI)은 모든 형태의 지적 노동 희소성을 빠르게 없애고 있다. 법률, 코딩, 회계 같은 전문직 역시 현재진행형으로 대체되는 중이다. 여기에 피지컬 AI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거의 모든 노동은 무한 공급될 것이다. 노동시장은 멈추고, 임금을 통한 분배 메커니즘은 작동을 멈춘다. AI 개발자조차 예외가 아니다. 노동을 매개로 경제 성장의 파이를 나눠 가졌던 지난 200년 자본주의의 분배 모델,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무한 증식을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그 안에서 결국 힘 있는 소수가 AI라는 생산수단을 독점한다. 분배 모델이 흔들린 채로 소수만이 이익을 가져가는 이 상황은 두 계급만 낳는다. AI를 지배하는 소수, 그리고 그들이 만든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기본소득을 '배급받아' 생활하는 절대다수의 사람들. 이것이 자본주의와 AI 결합의 종착점, 디지털 봉건제다. 여기서 어떤 독자는 반문할 것이다. "자본주의와 AI 결합이 문제라면, 자본주의를 넘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면 되지 않는가?" 그런데 애덤 스미스와 카를 마르크스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학을 발명한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 '디지털 봉건제'는 피하기 어렵다.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전환은 경제학 이론의 산물이 아니었다. 정치적 투쟁의 결과였다. 자본가·상인 집단이 권력을 쟁취하면서 봉건 질서가 무너졌고, 이 자본가에게 대항하는 투쟁을 통해 아동 노동 같은 야만적 착취가 멈췄다. 새로운 경제 체제는 언제나 사회적 투쟁의 결과였다. 문제는 '지금도 그 투쟁이 가능한가'다. AI는 어떤 정부보다 빠르고 똑똑하며, 잠도 자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모든 정부가 AI 군비 경쟁 중이라는 점이다. 모두가 견제해야 할 대상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답은 모두가 공유하는 오픈소스(open source) AI다. 오픈소스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수정, 공유할 수 있는 소스 코드를 가진 소프트웨어이다. AI 분야에서도 오픈소스를 활용한 '딥시크'(DeepSeek)가 폐쇄형 모델을 빠르게 추격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오픈소스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여자에 대한 효율적 보상 체계가 함께 필요하다. 보상 메커니즘 없는 오픈소스는 결국 거대 기업의 공짜 부품으로 흡수된다. 이 한계의 해법을 보여준 것이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성공한 '오픈소스 화폐'이고, 성공적인 보상 체계를 만들었다. 전 세계의 에너지와 반도체 자원을 동원한 것이 그 예다. 코드가 보상을 약속했고, 전 세계 채굴자들은 그것만 보고도 자발적으로 발전소를 짓고,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오픈소스 프로토콜 하나로 국가 단위 인프라가 생겼다. 성공의 핵심은 인센티브 정렬이다. 채굴자들은 네트워크 지분(코인)을 보상으로 받으며,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자기 몫도 커진다. 정리하자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가 공유하고 함께 운영하는 오픈소스·탈중앙화 AI(decentralized AI, 이하 'DAI')다. 지브롤터의 오픈소스·탈중앙화 회담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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