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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회의실에서 던져진 질문 2026년 5월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2차 한·나토 방산협의체 회의는 사진 한 장으로 지나칠 행사가 아니다. 방위사업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혁신군비실은 무기체계 상호운용성, 나토 표준 정보, 탄약과 우주 분야 다자협력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말은 딱딱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훨씬 현실적인 질문들이 들어 있다. 무기를 잘 만들어 빨리 파는 나라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동맹의 표준과 미래 전장의 규칙을 선도적으로 함께 만드는 '기술패권 국가'로 올라설 것인가의 문제의식이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협의체 개최에 앞서 타르야 야아꼴라(Tarja Jaakkola) 나토 방위혁신군비실장을 면담하고 나토 대표단의 방한을 환영했다. 이 청장은 "한국은 나토와 상호 호혜적인 방산협력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나갈 것이며, 신뢰할 수 있는 IP4 파트너 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나토의 안보는 더욱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라며 "나토 국제사무국과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나토 간 방산협력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국방개혁 5.0이란 아직 정부가 확정한 공식 명칭이 아니다. 국방혁신 4.0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군에 적용해 AI 과학기술강군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면, 국방개혁 5.0은 그 다음 단계다. 인공지능 전환, 즉 국방 AX를 무기 개발과 작전, 조달, 정비, 훈련, 동맹 표준까지 연결하는 개념이다. 탱크에 센서를 붙이는 일이 아니라, 전장을 읽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제도 전체를 바꾸는 일이다. 나토가 과천까지 와서 한국을 보는 이유: K-방산은 수출 산업을 넘어 안전혁명이 될 수 있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계산법은 달라졌다. 평시에는 느린 조달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 탄약, 정비 부품, 생산 속도가 곧 안보가 된다. 그래서 나토가 한국을 다시 본다. K9 자주포, K2 전차, 천무, 함정, 항공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빨리 만들고, 일정에 맞춰 납품하고,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을 붙일 수 있는 산업 능력이 평가받고 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로버트 피터스는 한국을 미국 동맹국 가운데 가장 건강한 방위산업 기반을 가진 나라로 평가했다. 미국 무기는 뛰어나지만 비싸고 납기가 길다. 그 빈틈을 한국이 비용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이정민 선임연구원도 한국이 단순한 무기 수출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방위 파트너로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상호운용성, 공동 연구개발, 기술 협력이다. 이 대목에서 착각하면 안 된다. 수출액이 늘었다고 기술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 군이 한국 장비를 쓰는 순간, 그 장비는 작전 교리, 통신 체계, 탄약 규격, 정비 데이터와 함께 움직인다. 제품만 팔고 표준과 데이터의 언어를 놓치면 한국은 오래 버티는 파트너가 되기 어렵다. 국방개혁 5.0은 무엇을 바꿔야 하나 국방혁신 4.0은 이미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 국방데이터 관리, 한국형 국방혁신조직 같은 과제를 제시했다. 중요한 출발이었다. 그러나 2026년의 전장은 그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드론은 싸고, 위성은 촘촘해졌고, 사이버 공격은 군과 민간을 가르지 않는다. 앞으로의 군은 장비를 많이 보유한 군이 아니라 데이터를 안전하게 쓰고, AI 판단을 검증하며, 동맹과 같은 언어로 움직이는 군이어야 한다. 그래서 국방개혁 5.0은 방산 수출의 후속과제가 아니라 그 전제조건 이다. AI가 표적을 식별하고 지휘관의 결정을 돕는다면, 누가 데이터를 검증할 것인가. 무인체계가 전방을 감시한다면, 오작동과 해킹 책임은 어디까지 물을 것인가. 나토 표준에 맞춘다고 할 때, 우리 중소 방산기업은 그 정보를 제때 받아 설계와 시험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K-방위산업의 성장도 얇은 모래 위에 선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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