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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중계권 분쟁, '문제'만 찾다간 다 잃는다 | Collector
월드컵 중계권 분쟁, '문제'만 찾다간 다 잃는다
오마이뉴스

월드컵 중계권 분쟁, '문제'만 찾다간 다 잃는다

사라진 올림픽의 열기, 지상파가 외면한 월드컵 중계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지나갔다. 주요 경기 소식은 포털 사이트의 한구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고, 대중들 사이에서 공동의 화제로 떠오르는 일도 드물었다. 이 식어버린 열기는 단순히 국민의 관심사가 다양해진 탓으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JTBC가 단독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더 이상 지상파에서 올림픽을 볼 수가 없었다. 이를 두고 언론과 여론은 곧바로 'JTBC의 독점'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상파가 마치 대안처럼 등장했다. 몇몇 의원실에서 급하게 만든 법안도 지상파가 보편적 시청권 대상 스포츠를 중계해야 한다는 식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올림픽 중계 실패가 월드컵에서 되풀이 되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통령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렇게 '보편적 시청권'이 갑자기 모든 이의 관심사항이 되었다. 그런데 월드컵 중계권 협상 결과는 그동안 진행되었던 보편적 시청권 논쟁의 방향을 틀어놓았다. 최종적으로 JTBC와 KBS로 결정이 났고 MBC와 SBS는 재무적 손실을 이유로 월드컵 중계전선에서 이탈했다. 최근 국가대표 축구팀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시청률도 높지 않을 것이고, 광고 판매도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론 앞에서 보편적 시청권이란 명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의 상상력을 차단하는 프레임들 보편적 시청권과 관련해서 묘한 당위가 있었다. 첫 번째가 지상파 우선주의다. 지상파만이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고, 케이블이나 OTT는 자본의 논리에 복무한다는 이분법이다. 그러나 이 프레임은 사실 관계를 외면한다. 대한민국의 유료방송 가입률은 이미 97%를 넘어섰다. 지상파의 직접 수신 가구 비중은 3% 미만이다. '지상파에 중계권을 넘기면 모두가 볼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더구나 지상파가 중계권을 보유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양질의 시청 경험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지상파 중계시 중복 중계로 인한 선택권 감소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지상파란 단어가 가지는 무게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경기 중계에서 MBC와 SBS가 스스로 이탈함으로써 더 이상 이런 주장이 힘을 가지긴 힘들어 보인다. 또 다른 프레임은 '중계권 독점 자체가 악'이라는 단순 논리다. 독점을 막으면 보편적 시청권이 저절로 보장된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공동 중계 체제였던 이전 올림픽에서도 시청률이 크게 높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중계권 분산이 오히려 중복 중계로 인한 시청자의 선택권 축소 등의 문제를 낳았다는 점 또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중계권을 둘러싼 경쟁이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무기라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전체 시장을 키우고 역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애써 외면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지상파냐 아니냐, 독점이냐 공동이냐의 형식 논쟁이 아니라 어떤 조건 아래서도 보편적 시청권이 확보될 수 있는 구조와 운용에 관한 문제다. JTBC의 단독 중계는 현행 방송법이 정한 보편적 시청권 규정을 법적으로 위반하지 않았다. Korea Pool 방식의 공동 중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공동체 공유 경험의 상실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면, 이는 법 위반의 문제가 아니라 법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가리키는 신호다. 보편적 시청권이란 무엇인가 개념과 법적 토대를 살펴보자. 보편적 시청권(Universal Viewing Rights)이란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 경기나 국가 주요 행사를 일반 국민이 과도한 경제적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적 권리다. 방송의 공적 책임과 국민의 알 권리를 결합한 이 개념은 2007년 방송법 개정을 통해 공식 도입되었다. 현행 방송법 제76조는 중계방송권 확보 시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다른 방송사에게도 공정하고 동등한 조건으로 중계권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제도를 운영하는 핵심 기구는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ʻ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보장 대상 행사 지정, 중계방송권의 공동계약 권고, 분쟁 조정 등을 심의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방통위가 고시를 제정한다. 현재 고시에는 하·동계 올림픽, FIFA 월드컵, 아시안게임, WBC, FIFA 여자 월드컵 등이 포함되어 있다. 왜 보장해야 하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파편화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세대, 젠더, 지역,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뉜 사람들은 각자의 필터 버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할 기회를 잃어간다. 이 속에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개별적 이해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대한민국 공동체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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