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주택시장과 주택정책이 점점 선거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주택가격 재상승과 전월세 부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제 개편,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와 주택공급 물량 경쟁까지 쟁점은 다양하다. 지방선거 후보들은 앞다투어 '수십만 호 공급',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주택 공급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있다. 2006년 서울시장 후보경선 때 등장했던 홍준표 후보의 토지임대부 주택과 이계안 후보의 환매조건부 주택의 경쟁, 2011년 박원순 후보의 공공임대주택 8만 호 공약처럼 공공자가주택과 주거복지 공약이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도시의 주택문제는 단순한 공급 부족 문제가 아니다. 토지와 주택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자본이득이 특정 지역과 계층에 집중되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문제이며, 동시에 초고령화 시대의 돌봄과 주거복지가 결합된 생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주택정책은 여전히 주택물량 확대와 집값 잡기 경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가격 안정에 역점을 둔 주택정책 대부분의 국민들은 주택가격이 급등할 때라야 자주 주택정책을 접하게 된다. 이때 발표되는 주택정책은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나 주택투기 억제대책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주택정책이란 곧 주택가격 안정대책이라고 여겨진다. 실제 주거기본법, 주택법, 택지개발촉진법, 공공주택특별법 등 주택 관련 핵심 법률들도 모두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거수준 향상'을 제1조 법률의 목적으로 명기하고 있다. 주거안정이란 주택가격의 상승 억제나 주거비 부담 경감, 비자발적인 이주의 최소화 등을 포괄하지만, 급격한 소득증가와 수도권 집중을 경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된 주택문제는 주택가격 안정이었다. 특히 자가소유가 중산층 형성의 핵심 경로로 인식되고, 주택가격 상승이 자산격차 확대와 직결되면서 주택정책은 자연스럽게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에 종속되었다. 당연히 대부분의 주택정책은 주택가격 안정대책이었고 수요 억제정책과 공급 확대정책이 핵심내용이었다.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주택공급은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만능키로 인식되어 왔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해법은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를 지정해서 획기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었다. 1989년 1기 신도시 이래 2003년 2기 신도시와 2018년 3기 신도시에 이르기까지 신도시 건설계획이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은 보수주의 정부와 진보정부를 막론하고 폭넓게 채택되어 온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었다. 신도시 건설은 중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재고를 확대하고 주거지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졌지만, 가격 급등기에 즉각적인 안정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컸다. 과거와 달리 용지 보상, 택지 조성, 기반시설 설치, 주택 준공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의 중심성이 과거보다 훨씬 강화되면서 외곽 신도시 공급만으로 서울 핵심지역의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이재명 정부 주택정책 이재명 정부는 2022∼2023년 주택가격 급락기를 지나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는 시기에 출범하였다. 123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를 설정할 만큼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현실화되어 있었다. 특히 5대 국정 목표 중의 하나로 '모두가 잘 사는 균형성장'을 내건 이재명 정부의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 주택가격 독주는 불공정과 불평등, 불균형발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기에 주택가격 안정대책은 반드시 필요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네 번의 주택정책은 모두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첫째, 6·27 대책은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해 수요억제에 방점을 두었다. 둘째, 9·7 주택공급 확대 대책은 수도권에 착공기준 연간 27만 호, 5년간 135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 셋째,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시에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투기적 수요와 거래를 억제하려 했다. 넷째, 1·29 대책은 서울과 수도권 도심에서 6만 호 공급방안을 구체화한 정책이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개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가격을 완전히 조절하던 시기가 아니다. 특히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깊이 편입된 대도시일수록 주택가격은 금리, 유동성, 환율, 물가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주택은 더 이상 거주 공간만이 아니라 금융자산이자 자본이득의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금리와 유동성, 환율, 유가를 포함한 물가가 모두 주택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정책만으로 달성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주택정책의 목표를 '전국 평균 집값 안정'이나 '수도권 집값 억제'로 설정하는 순간, 비수도권의 주택문제는 정책의 주변부로 밀려난다. 비수도권의 문제는 집값 급등이 아니라 미분양, 노후주택, 빈집, 주택건설 침체, 지역 건설산업 위축, 고령가구의 주거취약성이다. 이 지역에서는 수도권과 다른 주택문제가 따로 있기에 중앙정부가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정책수단으로 모든 지역의 주택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주택정책의 프레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주택정책은 주택가격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온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선, 현재의 주택문제에 대한 진단부터 새로 해야 한다. 특정 지역의 주택가격이 높고 상승하는 것만이 주택문제가 아니다. 주택공급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급되는 주택의 유형도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획일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노후주택과 빈집 문제가 심화되고 지방의 건설산업은 건설 수주와 투자 모두 감소하고 있다. 서울 주택공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정비사업에서는 너무 높은 가격의 아파트만 공급하기 때문에 정비사업 활성화되더라도 오히려 주택가격의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앞으로 개발되는 택지와 건설 중인 주택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하면서 막대한 개발이익이 수도권에 귀착된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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