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대로 지난 2월 19일 윤석열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국가의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위기로 몰아넣은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첫 판결인 셈이다. 내용과 관계없이 그 의의 만으로도 역사적 판결이다. 그러나 선고 후 거의 한 달이 다 되도록 판결문은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시민들과 언론이 지속적으로 판결문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야 법원은 선고 25일 만인 3월 16일에 홈페이지에 1206 페이지 분량의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 판결문을 공개했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판결문을 선고 후 거의 한 달 뒤에나 공개한 것도 작은 문제가 아닌데 공개된 판결문은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인 윤석열은 E, 내란중요임무종사 피고인인 김용현, 노상원 등은 F와 G 등 알파벳 문자로 바뀌어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특정 장소 및 단체나 기관 등의 이름도 로마자 알파벳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내란 범죄자들의 이름이 가려지는 것도 문제인데 법원이 판결문을 무분별하게 비실명화한 탓에 무엇이 사람 이름인지 구분조차 어려울 정도로 정보와 기록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진 채 판결문이 공개되었다. 이에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지난 2월 12.3 내란 재판 1심 판결문을 실명 공개하라는 취지의 서명 운동과 실명 판결문 사본 신청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법원이 실명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자 지난 4월 5일 판결문상 피고인들의 성명과 직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처분이라는 취지의 정보공개거부취소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판결문을 비실명 처리한 것에 대해 법원 예규를 따랐다고 주장한다. 법원의 비실명 처리 방식에도 문제가 많지만 내란 재판의 경우 비실명 처리를 적용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내란 관련 사건들은 일반적인 형사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12.3 내란은 모든 국민이 직접 겪었고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받았다. 하물며 피의자들의 구속과 기소부터 변론, 선고까지 이미 모두 공개된 사건이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 사건을 사인들의 일반 재판처럼 모든 개인정보를 비실명 처리했다. 이런 법원의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를 정상적인 법원 행정으로 이해할 국민이 있을까. 오히려 상식에 기반한 최소한의 분별력조차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일 것이다. 일각에서 법원이 의도적으로 내란 우두머리와 공범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의 알권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는 거친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헌법 제109조,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헌법 제109조는 '판결을 공개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재판의 폐쇄성을 애초에 차단하고 공공성을 명확하게 명시해, 법치주의와 사법의 민주적 통제라는 기본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헌법의 가치에 맞게 법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재 법원의 판결문 공개는 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물론 법원은 선고가 있었던 주요 판결문을 선별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고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판결문 사본 제공'과 '인터넷 및 방문 열람'을 통해 판결문들을 공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본 제공에 2주가량 소요되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모든 개인정보와 주소, 건물명, 장소까지 사건과 판결 내용에 관계없이 알파벳 형식으로 비식별 처리가 된 판결문이 제공된다. 이러한 비실명화는 판결문을 포함한 재판 기록들에 포함된 개인정보들의 유출과 그로 인한 2차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등 법률과 대법원 규칙 및 예규 등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비실명화의 기준은 대법원 재판 예규인 '판결서 등의 열람 및 복사를 위한 비실명 처리 기준(재일 2014-2)'에 명시하고 있다. 이 예규에 따르면 주민번호, 연락처, 계좌번호, 신용카드번호 등 금융 정보는 물론 판결문상 성명과 명칭을 원칙적으로 모두 비실명 처리하도록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아이디, 닉네임 심지어 주소와 빌딩까지 광범위한 정보의 비실명화와 비공개를 의무화한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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