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남편이 죽거나, 오빠가 죽어야 하는 비극의 여자들 | Collector
남편이 죽거나, 오빠가 죽어야 하는 비극의 여자들
오마이뉴스

남편이 죽거나, 오빠가 죽어야 하는 비극의 여자들

오래전부터 여성의 타고난 특성을 규정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특히 남성과 다른, 어떤 면에서는 대립적이기도 한 여성성을 강조하는 시도가 많았다. 남성이 강인한 힘과 용기를 가진 존재라면, 여성은 연약하고 감성적인 존재로 구별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당연히 이러한 대조가 부당하다는 반론도 날카롭게 제기되었다. 신고전주의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에는 통념적인 남성성과 여성성 대비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신고전주의는 고대의 역사와 신화를 소재로 현실의 교훈을 끌어내는 작업을 중시했다. 이 그림도 로마 제국 건설 과정에서 나타난 개인의 영웅적인 희생을 담음으로써 신고전주의 미술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작품이 되었다. 남성과 대비되는 여성의 속성 전투에 나서는 세 형제가 아버지와 칼을 앞에 두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겠다며 선언한다. 형제들의 눈초리에서 두려움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목숨을 던져서라도 오직 승리만을 쟁취하겠다는 결의만 가득하다. 전장에 세 아들을 내보내는 아버지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서로 죽여야 승부가 결정되는 싸움이기에 최소한 한두 명, 최악에는 세 명의 자식 모두를 다시는 못 볼 상황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눈은 자식을 향하기보다는 국가 운명이라는 이상을 향해 불타는 듯하다. 고대 로마 역사가 리비우스의 <로마 건국사>에 실린 일화를 담았다. 로마 왕국이 통일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경쟁 관계이던 알바 왕국을 굴복시켜야 했다. 하지만 두 왕국이 전면전을 치르면 설사 한쪽이 이기더라도 전력이 결정적으로 약해질 게 분명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왕국을 대표하는 3명씩의 전사가 전투를 벌여 최후에 살아남는 쪽이 승자가 되기로 합의했다. 알바 왕국 큐라티우스 가문의 세 형제가 출전하기로 했고, 이에 맞서 로마 왕국 호라티우스 가문의 세 형제가 나섰다. 그림은 전투를 앞둔 형제들의 맹세라는 극적인 순간을 담았다. 전투 결과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투 과정에서 호라티우스 가문의 두 형이 먼저 죽는다.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에 막내가 기지를 발휘하여 상대 형제의 목을 차례로 자르고 승리를 거둔다. 그리하여 알바 왕국을 합병한 후 로마 제국을 향한 강력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라면 개인이 망설임 없이 목숨을 던져 희생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한다. 절대 군주인 프랑스 루이 16세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도 그림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해준다. 애국적 희생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화가는 연극무대처럼 어두운 배경에 밝은 빛을 받는 인물로 극적인 연출을 했다. 또한 화가는 역사 이야기와 그림에 담긴 이미지를 통해 남성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근육이 터질듯한 강인한 힘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오른편의 여인들은 오직 가족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연약하고 감성적인 존재라는 점이 뚜렷하게 대비되도록 묘사했다. 다비드의 이 그림만이 아니라 영웅적인 순간을 캔버스에 담은 화가들 그림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남성의 선택에 좌우되는 여자의 운명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백제의 계백 장군 이야기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백제 의자왕을 다룬 내용에서 계백이 결사대 5천 명을 거느리고 신라 군사와 싸워 처음에는 몇 차례 이겼으나, 결국 군사가 적고 힘이 모자라 패배하고 죽었다는 정도의 간략한 이야기만 나온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는 여러 사료를 취합해 다음처럼 비교적 상세한 이야기를 다룬다. 계백이 5천의 군사로 10배의 적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비상한 결단을 내린다. 계백이 처자를 불러 말했다. "남의 포로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내 손에 죽어라." 그리고는 칼을 빼 그 자리에서 쳐 죽이고 군중으로 가서 병사들을 모아 세워놓고 맹세하여 말했다. (…) "우리 5천 군사가 한 사람당 10명을 당해낸다면 신라의 5만 명을 어찌 겁내겠는가."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