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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48톤'의 비밀... 전국에서 농촌으로 몰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1일 48톤'의 비밀... 전국에서 농촌으로 몰리고 있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에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짓겠다는 업체가 허가를 신청하면서 처리 용량을 하루 48톤으로 적었다. 전북자치도 환경영향평가 조례상 소각시설의 대상 기준이 '1일 50톤'이라는 사실을 알고 2톤을 줄인 것이다. 150m 거리에 요양원이 있고, 1km 안에 주민 3000여 명이 사는 곳이었지만, 환경영향평가는 받지 않아도 됐다. 경북 포항 청하면에서는 주민 4700명 중 4160여 명이 의료폐기물 소각장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90% 넘는 주민이 소각장 설치에 반대했고, 포항시도 세 차례 허가를 반려했다. 그러나 업체가 낸 행정소송에서 시가 패소했고, 이후 어떤 공고도 없이 공사가 시작됐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해당 업체에는 전직 공무원 3명이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사전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포항시는 '정보 부존재', 대구지방환경청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비공개를 결정했다. 경북 영주에서 납폐기물 제련공장 반대 운동이 시작된 지 올해로 만 4년이 됐다. 그동안 3000여 명이 거리 집회에 나섰고,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이 2~3년씩 이어졌다. 업체가 패소해도 재허가 신청이 다시 들어온다. 이런 싸움이 경북 봉화, 고령, 안동에서도, 전북 정읍과 김제에서도, 충북 청주에서도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쓰레기는 왜 농촌으로 가는가 쓰레기는 도시를 피해 면 단위 농촌으로 몰린다. 주민의 수가 적고 고령화된 지역을 노리는 것이다. 농촌 주민을 보호해야 할 행정은 무기력하거나, 오히려 사업자 편을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경상북도에는 광역지자체 차원의 환경영향평가 조례 자체가 없다. 인접 경남에서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소각시설이 경북에서는 심사 없이 허가가 난다. 그 결과 경북 경주시는 전국 의료폐기물의 15%가 몰리는 지역이 되었다. 경주시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의 40배에 달하는 양이다. 병원이 몰려 있어 의료폐기물을 많이 발생시키는 서울이나 대구, 인천, 대전, 울산 등 광역 대도시에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아예 없다. 전북에서 반복되는 '48톤 꼼수'도 같은 구조다.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조금만 비껴가면 정밀 검증 없이 허가가 난다. 전주에서는 하루 84톤의 고형폐기물을 태우는 시설이 '보일러'로 이름을 바꿔 환경영향평가를 피해갔고, 정읍에서는 하루 552톤 규모의 소각시설이 '산업단지 내 화력발전소'로 분류되어 평가를 완전히 면제받았다. 인허가 과정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된다. 관련 위원회에 사업자는 참석하지만 주민은 회의가 열리는지조차 알 수 없고, 회의록은 모든 결정이 굳어진 후에야 공개된다. 알 수 없으면 막을 수 없다. 막을 수 없으면 피해를 감당하는 수밖에 없다. 폐기물 산업은 규제의 허점을 노리고, 시설의 이름을 바꾸고,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꼼수로 굴러간다. 전국에서 폐기물 시설, 환경오염 시설과 싸우고 있는 주민들은 이러한 꼼수와 싸우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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