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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못 푸는 것보다, 저는 이게 더 안타깝습니다
오마이뉴스

킬러문항 못 푸는 것보다, 저는 이게 더 안타깝습니다

교육부 장관님께. 저는 직업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운 좋게도 국가교육위원회가 실시한 '공교육 혁신방안 전문가 토론회'에 몇 차례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토론 주제는 고교 서열화, 대학입시, 고교학점제, 학생평가, 사교육, 혁신교육, 직업교육, 진로교육, 영유아교육 등이었습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와 학교 현장 교사들이 열심히 준비해 발표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발표를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교 서열화, 대학입시, 고교학점제, 학생평가, 사교육, 혁신교육은 주제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대학입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공부를 잘하는 이른바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또 한 가지 사례를 들겠습니다. 3~4년 전 교육계에 큰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킬러문항' 논란입니다. 킬러문항과 관련해 '카르텔'이라는 단어까지 나올 만큼 떠들썩했고, 결국 교육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당시 논란을 지켜보면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킬러문항을 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킬러문항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업계고에서 근무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인문계고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께 여쭤보았습니다. "인문계 아이들 중에서 킬러문항을 풀려고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나요? 절반 정도는 도전하나요?" "아뇨, 무슨 말씀이세요? 20%나 될까요? 아마 그 정도도 안 될 겁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최상위권 소수 아이들의 문제에 이렇게 큰 소동을 벌이는 것일까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킬러문항과 무관한 대다수 학생들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얼마나 관심을 가졌을까요. 이런 생각이 들수록 절망감만 커졌습니다. 이런 경쟁 구도에서 대다수 아이들은 성취감보다 좌절감과 패배감만 떠안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마저 또다시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평범한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 필요 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을 위한 교육 혁신 방안으로 저는 '직업교육 활성화'를 꼽고 싶습니다. 직업교육은 일부 직업계고 학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공고한 대학 서열화는 어떤 입시제도 개혁에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견고해져 왔습니다. 저는 이를 완화하려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다른 활로를 찾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활로는 바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우리 사회에서 먹고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당연히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투자도 충분히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우리 사회에서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저는 그 지원의 핵심이 바로 직업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계 고등학교를 나와도 먹고살 수 있다면 굳이 대입 경쟁에 목숨을 걸까요. 저는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치열한 입시 경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현재 직업교육의 현실은 처참합니다. 인구 감소, 신기술·신산업으로의 급격한 변화,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 악화, 직업교육에 대한 무관심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한편 산업 현장에서는 뿌리산업 분야의 숙련 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중소기업 역시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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