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표현 중에 '외국 같다'라는 말이 있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음식점, 유럽풍의 거리, 노천카페, 오래된 벽돌 건물, 넓은 초원 위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집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현이다. 왜 이런 표현이 생겼을까? 19~20세기 급격한 근대화를 겪으면서 '서구 도시 풍경 = 세련된 근대'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해외여행이 어렵던 시절, 할리우드 영화와 TV 광고 속에 등장하는 유럽 도시의 낭만적인 풍경, 뉴욕 도심의 세련된 카페, 파리의 노천카페 등은 꿈에서나 가 볼 만한 동경의 공간이었다. 고밀도 아파트, 어수선한 상가 간판, 깔끔하지 않은 거리 풍경에 익숙한 우리가 어쩌다 만나는 멋진 골목이나 건물, 노천카페 등에 '외국 같다'라는 수식어를 자연스럽게 붙였다. 건물을 짓거나 카페를 차리는 사람 중에는 외국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로망도 생겨났다. 이렇듯 우리 말 표현 '외국 같다'에서 말하는 외국은 당연히 유럽이나 미국이다. 아시아나 중남미, 아프리카는 외국임에도 '외국'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표현을 쓰는 나라가 또 있을까? 가까운 일본에도 '해외 같다'(海外みたい)거나 '유럽 같다'(ヨーロッパみたい)라는 표현이 있다. 유럽을 닮은 도시인 홋카이도, 고베, 가루이자와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이 특이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근대 초기에 '서양 = 세련됨'이라는 인식이 만들어낸 표현이다. 중국에서도 '외국 같다'(像国外一样)거나 '유럽 같다'(很欧洲)라는 표현을 쓴다. 역시 상하이 조계지나 유럽풍 카페 거리 등에서 자주 듣게 된다. 특이한 나라는 태국이다. 방콕의 세련된 카페나 외국인이 많은 휴양지 등에서 현지인들은 '외국 같다'(เหมือนเมืองนอก)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멤멩 나~ㅋ'로 들린다. 이 표현에서 태국인들이 의미하는 '외국'에는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도 포함된다는 것이 특이하다. 한류, 특히 한국의 세련된 카페 문화가 준 영향이 적지 않다. 태국뿐이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 '서울 같다', '한국 카페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감성 카페, 미니멀 인테리어, 디저트 카페 등 우리나라 카페가 지닌 특징을 동경하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동양과 서양 사이에서 문화의 역전 현상을 이끌고 있는 것이 한국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파리 여행의 경험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외국 같다'라는 표현에 등장하는 외국 중 대표적인 장소의 하나는 프랑스 파리다. 그렇다면 요즘의 파리는 정말 우리가 동경할 만한 풍경의 도시일까? 3년 전 겨울 파리 여행에서의 경험은 이런 환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파리에서 나를 가장 괴롭힌 것은 주차장이었다. 개선문 가까이 있는 꽤 비싼 호텔이었는데도 주차장이 불편했다. 투숙객에게도 유료인 게 문제는 아니었다. 주차장 차단기 인터폰으로 투숙객이라고 영어로 반복해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것은 낯선 프랑스어였고 차단기는 열리지 않았다. 간단한 프랑스어로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매우 낯선 프랑스어 대답만 돌아왔다. 차를 세워놓고 1층 리셉션에 가서 예약 확인 메일을 보여준 다음에야 주차장이 열렸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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