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5월 8일 어버이날이면 지하철 역사에 카네이션이 만개합니다. 출퇴근길에 카네이션을 사다 부모님께 선물하려는 사람들을 공략하려는 것입니다. 항상 뒤늦게 준비하는 저로서는 고마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이번 어버이날에도 카네이션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이렇게 날을 정해주고 멍석을 깔아준 덕분에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고맙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부모 자식의 관계가 없는 분들은 어떻게 이날을 보내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지원을 하면서 이런 분들을 여럿 만나게 되었거든요.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예비 무연고 사망자' 분들이 있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기에 해당할 수 있지만, 이 사실을 가장 우려하시는 분들은 주로 어르신입니다. 자녀가 없거나, 자녀와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자신의 장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일하는 나눔과나눔은 2014년에 이런 걱정을 안고 사시는 어르신 열일곱 분과 장례를 약속했습니다. 돌아가셨을 때 우리가 정성껏 장례를 치를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는 약속이었습니다. 우리는 이걸 '결연장례'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어르신들은 굉장히 기뻐하셨습니다. 죽음과 관련한 불안 중 하나를 떨쳐낼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10년 넘게 관계를 이어오면서 '결연장례'는 단순한 약속 이상이 되었습니다. 장례를 약속하면서 시작된 관계는 생신날 함께 케이크의 초를 끄고, 명절과 어버이날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덕분에 어르신들은 나눔과나눔이 자신의 장례를 잘 치러줄 것이라는 믿음뿐 아니라 죽음 이후에도 이들이 자신을 기억하고 애도해 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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