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5월 21일은 손자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소풍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지만,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나들이 삼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임진각은 제게 조금 특별한 기억이 있는 공간입니다. 과거 청소년 단체를 이끌고 강원도 잼버리에 참여했을 때, 대원들을 인솔하여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오직 안전'이라는 무거운 책무 때문에 8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주변 경관을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늘 긴장감으로 팽팽했던 공간에, 이번에는 손자의 소풍에 '덤'으로 따라가게 된 것입니다. 요즘 어린이집 소풍은 어떤 분위기인지, 손자가 친구들과는 어떻게 어울리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전날부터 마음이 설렜습니다. 마치 제가 어릴 적 소풍을 앞두고 밤을 지새우던 그때처럼 말입니다. 식구 6명의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전날부터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어른용 김밥과 유아용 주먹밥, 과일과 간식을 챙기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밝았습니다. 예전 우리 아이들 소풍 때 김밥을 싸보고 참 오랜만에 다시 싸보는 도시락이라 여간 긴장되는 게 아니었지만, 다행히 김밥은 모양도 맛도 예쁘게 완성되었습니다. 어린이집 가족들이 모인 곳은 임진각 내 DMZ 생생누리관이었습니다. 대부분 어린이 한 명당 부모 두 명이 왔는데, 우리 집은 부모와 조부모, 그리고 동생까지 총 5명이 출동해 든든한 응원단이 되었습니다. 1층 체험관에서는 기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미디어가 펼쳐졌습니다. 'DMZ 비밀의 숲' 돔 안에서 아이들이 철모 조형물을 만질 때마다 나비떼가 날아오르고 불꽃이 터졌습니다.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반복해서 벽을 터치했고, 부모들은 그 예쁜 모습을 담으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2층 영상관에서는 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DMZ의 사계절 이야기가 웅장하게 펼쳐졌습니다. 어두운 영상관 안에서 아이들은 스크린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 부모들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아이들을 제지하느라 바빴지만, 제 눈에는 그저 아이답게 뛰어노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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