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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명 중 한 명' 아이의 엄마, 국제학회 위원회에 들어가다
오마이뉴스

'10만 명 중 한 명' 아이의 엄마, 국제학회 위원회에 들어가다

KT 증후군(Klippel-Trenaunay Syndrome)은 배아기에 생겨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정맥, 모세혈관, 림프계에 복합적인 문제가 생기는 선천성 혈관이상이다. 2012년 내 아이가 태어나던 당시만 해도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는 증후군 중 하나'로만 여겨졌는데,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인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요즘은 KT 증후군 또는 그와 유사한 질환이 의심될 때 유전자 검사로 PIK3CA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견되면, 'PIK3CA 유전자 관련 과성장 스펙트럼' 즉 PROS라는 이름의 더 큰 범주로 묶이고 있다. 2020년 한국의 KT 증후군 환자-보호자를 모아 단체 등록을 할 때, 고심 끝에 단체명을 '한국PROS환자단체'라고 지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환자 당사자-보호자가 모인 곳은 '환우회'로 불리고, 실제로 '환우회'라는 명칭을 공식 단체명으로 하고 있는 곳도 많다. 그러나 나는 의도적으로 '환우회'라는 이름을 피하고 '환자단체'로 명명했다.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이 사회의 동정을 바라는 '아픈 친구(환우)'로 남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널리 쓰이던 '장애우'라는 표현이 시혜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공유되면서 점차 사라졌듯, '환우'라는 표현에도 시혜와 동정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판단했다. 나는 우리 아이와 같은 KT 증후군 환자들을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려 아프고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단체 로고에도 내 아이를 꼭 닮은, 오른발과 다리가 큰 인물을 그대로 살려 넣었다. PROS군 질환 중 대표 격인 KT 증후군은 10만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약 500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우리 단체 회원은 200명 남짓이다. 지난 10여 년간 온라인 커뮤니티 형태로 있는 우리 단체를 오간 사람들을 모두 합하면 한국에서 400~500명쯤이 우리 단체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단체 온라인 커뮤니티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자녀 또는 본인의 증상을 놓고 검색을 거듭하다 우연히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아직도 어딘가에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환자 당사자와 가족들이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를 받으러 방문하는 의료 현장에서 그런 정보들이 제공되어야 하지만, 그런 것을 기대하기에 우리의 의료 환경은 희소 질환에 대한 이해 자체가 너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직접 찾은 의학 정보를 번역해 올리며 시작한 단체 활동 2012년 해외에서 낳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진단받고 아동전문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우리 가족은 그곳 혈관이상클리닉(Vascular Anomalies Clinic) 시스템에 속한 의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3~6개월에 한 번 방문했던 이 클리닉에서는 혈액종양과, 성형외과,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의사들이 모여 아이의 발달 상황과 증상을 함께 확인하고, 아이 엄마인 나와 함께 향후 치료 계획을 세웠다. 주치의 역할을 했던 혈액종양과 교수는 어느 날 최신 연구논문을 출력해 내게 주며 '다음 진료 때까지 이 치료법을 쓸지 결정해서 오라'고 했고, 영상의학과 교수와 성형외과 교수는 어떤 시술에 대해 장단점을 따져가며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단순히 친절한 설명을 넘어 환자가 치료 결정 과정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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