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정부의 심사체계 혁신, 현장은 왜 부족하다고 말하나 | Collector
정부의 심사체계 혁신, 현장은 왜 부족하다고 말하나
오마이뉴스

정부의 심사체계 혁신, 현장은 왜 부족하다고 말하나

정부가 지난 22일,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1차 과제 164개를 발표했다. 공공 부문의 오랜 관행과 부조리를 개선하겠다는 이번 발표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심사 및 평가 체계와 관련된 과제들이다. 정부는 '정책자금 제3자 부당개입 근절', '중기 지원사업 부당개입 방지를 위한 심사체계 혁신', '창업사업 부당개입 근절을 위한 심사체계 혁신' 등을 공식 과제로 지정했다. 제3자 개입 행위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제재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대리신청 수사의뢰, 사업계획서 유사·중복 점검 시스템 도입, 평가위원 공개모집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방향은 전적으로 맞다. 늦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수많은 공공 심사와 입찰 평가를 수행해 온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현재의 대책은 현상의 일부만 바라보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날 심사 왜곡은 더 이상 심사장 안에서 단순한 청탁이나 일탈의 형태로만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심사장 밖에서 설계되는 왜곡들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가 정교해진 만큼, 부당개입의 방식 역시 몰라보게 진화했다. 과거에는 계약 담당자나 내부 책임자와 업체 간의 직접적인 유착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됐다면, 지금은 구조적 허점을 활용하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심사위원 공개모집이 도입되면 공개모집 단계에 인맥이 조직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가 생기고, 무작위 추첨 방식이 도입되면 무작위 대상이 되는 후보군(풀) 자체를 특정 방향으로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평가 기준이 촘촘해지면 그 기준 안에서 감점을 면할 수 있는 '안전한 템플릿'이 반복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비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접점이 심사장 밖으로 이동한 셈이다. 정부는 대리 신청을 막고 사업계획서의 유사도를 보겠다고 밝혔지만, 현재의 부당개입은 단순히 '누가 서류를 대신 작성했는가'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제안서 작성 단계부터 생성형 AI와 고도화된 컨설팅 기법을 이용해 유사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설득 구조를 반복하고, 발표 직전까지 심사위원의 성향과 선호를 분석해 유도 질문을 준비한다. 즉, 현재의 문제는 단순한 청탁을 넘어 심사제도 주변에 형성된 비공식적 영향력 구조와 정보 유통의 문제에 가깝다. 개별 행위 자체만 단속해서는 이 고도화된 생태계를 절대 막을 수 없다. 선량한 개인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