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우연히 수강하게 된 소설 창작반에서 선생님께 책 한 권을 추천받았다. 소설가 이승우의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검색했으나 이미 절판된 상태였다.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는 초판가의 9배가 넘는 8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엊그제 재출간되어 온라인 서점에 풀렸다"는 거짓말 같은 소식을 들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2026년 5월에 재출간된 새 책을 품에 안았다. 이제, 재독을 하며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해가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든 이 책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의 저자 이승우는 소설가이면서 오랜 시간 문예창작과 교수로 지내왔다. 한 마디로, 소설 창작의 최일선 현장에 선 사람이다. 소설을 처음 배우려는 나로서는 매우 친절하고 유능한 스승을 만난 셈이다. 무엇보다도 창작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닥임과 용기를 얻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소설에 관심을 가지고 소설을 읽어 왔으며 소설을 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소설을 읽는 행위부터가 이미 쓰기의 시작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저자는 소설 읽기, 나아가 독서가 쓰기보다 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소설을 탄생시키는 것은 그가 읽은 소설들이지 그가 한 경험들이 아니다." (201쪽)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이 왜 예술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소설은 언어 예술이다. 아름다운 풍경은 예술이 아니라 자연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날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화가의 숨결이 들어간 그림 앞에서 우리가 발을 떼지 못하는 것은 그림이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렇듯 날 것 그대로의 우리네 삶은 자연 그 자체다. 그러나 지리멸렬하고 구질구질한 인생사가 소설로 옮겨온 순간, 그 삶은 예술이 된다. 소설 쓰기는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예술은 가공의 세계이다. 그렇듯 소설은 가공이고 조작이다. 그냥 가공이고 조작이 아니라, 진실과 상상과 은유가 씨줄과 날줄로 직조된 가공의 세계다. "소설은 영혼이 아니라 육체이다. 이미지가 아니라 형상이다. 아무리 고상한 사상이나 관념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구체를 얻지 못한다면 소설이 되기 어렵다. 눈에 보여야 하고 손에 잡혀야 한다. 색깔이 있어야 하고 형태가 있어야 한다. 특정한 시간과 특정한 공간 속에서 구체적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갈등한다. 이미지는 시로 족하고 사상은 철학을 만족시킨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이미지나 사상,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영혼이나 다름없는 그것들에 실체를 부여하는 육화의 과정이다."(50쪽) 위 문장으로 소설의 정체성을 확실히 깨달았고, 다음 문장을 읽으며 마음에 깊이 새겼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