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끔찍한 이야기지만, '화재'는 끼임·추락·부딪힘 같은 다른 산재사고와 다른 특징이 있다. 불이 났다고 곧바로 사람이 죽는 것은 아니다. 대피할 수 있으면 산다. 그러려면 '비상구'가 있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비상구는 주 출입구와 다른 방향에 설치되어야 하고,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 또는 그 작업장이 있는 건축물에 설치해야 한다. 핵심은 그것이 단순한 문이 아니라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는" 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 사무실에까지 별도 비상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폭발위험이 있는 리튬을 절단하는 작업장이라면 주 출입구 외에 비상구를 두어야 한다(안전보건규칙 제17조 제1항). 아리셀 참사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문제 삼은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3동 1층에서는 위험물질인 리튬을 절단했지만, 화재가 난 3동 2층에서는 위험물질을 직접 취급하지 않았으므로 2층에는 비상구 설치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안전보건규칙은 위험물질 취급 작업장뿐 아니라 "그 작업장이 있는 건축물"에도 비상구를 설치하라고 정한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조문에 "각 층"이라고 쓰여 있지 않으니, 1층에만 비상구가 있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놀라웠던 아리셀 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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