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진주에는 아주 맛난 음식이 많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가지 맛난 것. 진주비빔밥. 그 밥을 진주사람들은 꽃밥이라고 불렀다. 색색의 갖은 나물에다가 육회를 고명으로 올리는 그 음식이 하도 보기가 좋아서 그렇게 불렀던 것 같다." - 허수경산문집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중에서 해외 유명 시인들의 작품은 널리 읽히고 인용되지만, 정작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시인들은 점차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지역 문학의 결을 다시 읽고 삶의 흔적을 되짚어보기 위해 진주에서 나고 자란 고(故) 허수경 시인이 지나온 진주의 공간들을 따라가는 문학기행이 열렸다. 진주여성민우회 생애사 쓰기 모임 참가자들은 지난 28일 진주성 촉석루에 모여 고(故) 허수경 시인의 시집을 펼치고 작품을 함께 낭독하며 그의 문학 세계와 삶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허 시인의 지인 중심 추모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대중형 추모·낭독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김지율 시인은 "허수경 시인의 가장 원초적인 정서는 태어나고 자란 진주, 특히 남강과 깊이 연결돼 있다"며 "그의 시 세계는 개인적 경험을 넘어 지역의 기억과 역사까지 포괄한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동안 지인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추모가 이어져 왔지만 시민들과 함께 시를 읽고 공유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시인을 기리고 그의 작품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문학, 특히 시인의 작품은 더 자주 읽히고 이야기 돼야 한다"며 "지역에서부터 이러한 기억과 해석이 확장될 때 시인의 세계도 더 넓게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허수경 시인의 동생 허훈씨도 참석했다. 허씨는 "한 사람을 기억하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이 각자의 삶 속에서 이어지고 확장되길 바란다"며 "누군가에게는 그 기억이 글을 쓰고 자신을 표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순옥씨는 허 시인의 대학 후배로서 개인적 인연을 언급하며 그의 시 세계를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다고 말했다. 순옥씨는 "대학 시절 선배가 문단에 데뷔한 이후 그의 시를 삶의 기준처럼 삼아왔다"며 "진주 남강과 지역의 역사, 농민운동과 형평운동 등 현실을 담아낸 시들이 깊게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순옥씨는 또 "진주에서의 허 시인의 추모 활동이 소규모로 이어져 왔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온라인 릴레이 낭독으로 확장되기도 했다"며 "이후 오프라인 중심의 추모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활동은 개인 추모를 넘어 지역의 문학과 기억을 이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시인은 "문학 연구자 입장에서도 시인의 작품이 꾸준히 읽히고 논의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허수경 시인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 등 학계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연구 성과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이 흐름이 이어지면 시인의 문학 세계는 더 넓게 확장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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